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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개성공단 재개, 노력 아닌 결단 필요"

송고시간2020-02-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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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지난해 10월 열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임화영 연합뉴스 기자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올해 2월 10일로 폐쇄된 지 4년을 맞았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의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는 개성공단기업협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 150여 명이 모여 "미국은 남북협력을 막지 마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를 즉각 선언하라"고 외쳤다.

개성공단은 2004년 6월 문을 연 후 120여 개 업체에서 약 5만5천 명의 북한 근로자와 1천여 명의 남한 근로자가 근무할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이들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달성한 누적 생산액은 32억 달러(약 3조8천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는 이유를 들어 2016년 2월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하루아침에 공장 문을 닫아야 했고, 1조 원 안팎의 피해가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려 개성공단 재가동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없어 입주기업들의 한숨은 여전히 깊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 108곳을 대상으로 향후 재입주 의사를 타진한 결과 "무조건 재입주한다"는 응답이 56.5%에 달했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의지가 강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기섭 회장은 "더 버틸 힘이 없다"며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이 아니라 재개를 결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마이더스와의 일문일답.

Q 개성공단 폐쇄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A 우리 정부가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한계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도 만 4년이 되도록 재개하지 못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Q 개성공단 재가동의 의미는

A 새로운 성장 동력이나 돌파구가 필요한 우리 경제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은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입주기업뿐 아니라 남북이 모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Q 개성공단 재가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A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이들을 설득하지도, 자주적으로 행동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 또한 그들의 입장에서 남한 정부나 미국에 실망했겠지만 핵협상에 성실히 나서 개성공단 재가동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Q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도 기업들이 재입주를 원하는 이유는

A 북한 근로자들을 훈련시키느라 처음에는 고생이 많았지만 숙련도가 높아지고 이직률도 낮아 서로 좋은 성과를 내는 와중에 덜컥 폐쇄됐다. 하지만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개성공단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언어가 통하는 데다, 정치 체제만 빼면 정서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같이 일하면서 각자의 정부는 물론, 국제 정세까지 신경 쓰며 동고동락하다 보니 정도 들었다. 우리도 고충이 크지만 함께 일하던 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염려된다.

Q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지적을 인정하나

A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돈은 총 5억5천만 달러(약 6천500억 원)이며, 가장 많이 지급했을 때도 연간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였다. 이 돈이 북한 핵무기 개발에 전용됐다면 5만 명이 넘는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은 무슨 돈으로 생활했을까?

그런데도 우려가 된다면 급여를 쌀이나 생필품 등 현물로 지급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의 폐쇄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재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Q 올해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A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가 없이는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니 이제는 정부가 '노력'이 아니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이 아닌 우리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Q 입주 기업들의 피해가 큰데 어떻게 버티고 있나

A 공장 미가동 외에 투자자산과 유동자산 등까지 합치면 기업들의 피해가 1조5천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피해 보전마저 이뤄지지 않으니 법치국가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규모가 큰 기업은 다른 곳의 생산기지를 통해 위기를 넘기지만 개성공단에 전체 생산의 50% 이상을 의존했던 기업은 너무 어렵다. 부도가 났거나 영업을 중단한 곳도 상당수이며, 한마디로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간다.

Q 협회장으로서 책임이 더 무거울 텐데

A 기업도 생물체와 같아 필요한 시기에 씨를 뿌리고 물을 줘야 돌아간다. 정부에선 참고 견디라고만 하는데 피해 보전도 안 된 상황에서 어떻게 무작정 버티겠는가. 국민들께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긍정적인 여론으로 힘을 보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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