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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국민청원 잇따르는 '마스크 무상배급', 가능할까?

송고시간2020-03-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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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입 어려움 계속되자 '정부·지자체 일괄구매후 배급' 목소리

'조달청 통해 지자체에 공급'하거나 '공적판매분 지자체에 공급' 등 가능

정부, 일단 전면 무상배급엔 난색…"공정하지만, 국민수요 못맞춰"

마스크 수급 부족 (PG)
마스크 수급 부족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총력전'에서 필수품 중 하나로 꼽히는 마스크를 국가가 직접 국민에게 무상으로 배급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부족한 공급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는 마스크를 무상배급 방식으로 나눠줘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노약자를 중심으로 마스크 확보에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고, 마스크를 사러 시민들이 운집하는 상황이 감염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우려도 나온다.

3일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마스크를 주민센터 세대명부대로 공급해 주세요', '대구 시민입니다. 제발 마스크가 집집마다 골고루 배급될 수 있게 해주세요', '마스크 국민께 공평·신속 배급을-동사무소에서 세대별로 공급하기' 등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청원 당사자는 글에서 "동사무소에서 세대별로 공급하면 날짜와 시간을 배정받아 혼란과 일방적인 수급을 방지하고, 세대가 고르게 받고 지금의 한쪽으로 몰리는 수급 상황을 혼란 없이 고르게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는 많은 국민이 동의를 표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하러 나가야 해서 못 사고 아이가 있어서 못 나간다. 노인분들은 정보가 약해 나갈 수 없다. 각 동 통장들에게 배포하게 해달라"라거나 "신분증 확인하고 전산으로 수령일시, 수령개수 확인하고 전국적으로 검색되게 해서 한 사람이 많이 수령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적 무상공급'은 계획하고 있으나 '전면적 무상배급'에는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자리에서 행정기관을 통한 마스크 무상공급 방안에 대해 "줄 서서 사야 하는 수고는 덜겠지만, 아주 꼭 필요한 분야의 배분을 빼고서 계산해보니 일주일에 1매 정도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일주일에 1매를 주는 것이 분배의 공정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그런 부분에 대해 선뜻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을 별론으로 한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무상 배급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 옵션이 될 수 있을까?

홍 부총리가 '공급 대비 수요 초과 상황'을 언급한데서 보듯 전국의 하루 총생산 가능 규모가 1천만 개 정도인 마스크를 행정당국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물량 확보에 나선다면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마스크 무상배급에 나선 부산 기장군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중앙정부나 광역지자체가 직접 마스크 생산업자와 계약을 맺어 일괄 구매한 뒤 통장이나 이장 등 행정조직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배분하자는 것이다.

마스크 일괄구매는 공공물자의 조달을 담당하는 조달청을 활용하는 방안이 가능해 보인다. 보건의약품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리하는 마스크를 조달물품으로 지정해 국가가 일괄 구매한 뒤 각 지자체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조달방식을 활용하게 되면 '조달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통해 마스크 단가를 일부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각 지자체가 정부에 마스크 공급을 요청하면 조달청이 마스크 업체들과의 계약을 통해 마스크 조달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다만 현재는 보건의약품인 마스크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있어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사려다 감염될라"…지자체들 접촉 최소화 (CG)
마스크 사려다 감염될라"…지자체들 접촉 최소화 (CG)

[연합뉴스TV 제공]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마스크를 조달하는 방법 대신 국가의 강제력을 동원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물가안정법'에 따른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동해 확보한 마스크 공적 판매 분량을 지자체에 공급하는 방법이 가능해 보인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국내 생산량의 50%를 우체국과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을 통해 공적 판매하고 있는데, 이를 무상 제공 형식으로 전환해 지자체를 통해 배급하는 방안이 이론적으로 가능해 보인다.

업체가 마스크를 생산하는 즉시 정부가 '징발'하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징발법에 따른 징발은 '군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물자'에 대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확보 차원에서 가동하기는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법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인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해 마스크 국내 생산량을 전량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국회가 열리고 있고 추경예산 등을 둘러싼 여야타협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 76조는 '대통령은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 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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