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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공적 마스크'로 유통업체·약국이 폭리?

송고시간2020-03-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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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유통·판매 마진 600원…'폭리' 주장에 약사회·유통업계 항변

약사회·업체 "2천→1천500원 가격 인하, 마진 줄어"…전문가 "적절한 마진 구조"

일각선 "정부유통망 활용해 국민부담 줄여야"…조달청 "정비된 유통망 활용한 것"

공적마스크 판매 (PG)
공적마스크 판매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코로나 사태' 속에 전국 약국에서 개당 1천500원에 팔리는 공적 마스크의 유통·판매 마진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체와 약국이 과도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주장과 그에 대한 업계의 반론이 나온다.

9일 조달청에 따르면 공적 마스크는 제조업체로부터 개당 900∼1천원에 조달된 뒤 유통업체에 가격 그대로 공급되고, 유통업체가 이를 개당 1천100원에 약국에 납품하면 약국은 개당 1천500원에 소비자에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업체가 개당 100~200원, 약국은 개당 400원의 '차액'을 각각 가져가는 구조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제조업체는 생산단가 600원인 마스크를 900원에 조달청에 넘겨 300원의 판매 마진을 보는데, 유통업체와 약국의 마진이 그 2배인 600원이나 된다는 것을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거나 "유통 마진과 판매 마진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는 것인데 정부가 국민보다는 유통업체와 약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마스크 5부제 시행' 마스크 구입한 시민
'마스크 5부제 시행' 마스크 구입한 시민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는 9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인근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한 시민이 신분증과 마스크를 보여주고 있다.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 8이면 수요일, 4와 9이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2020.3.9 ondol@yna.co.kr

비판 여론에 대해 당사자인 유통업체와 약국은 억울해하며 항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기존 2천원에 판매하던 보건용 마스크를 1천500원에 판매하기로 약사회가 유통업체와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당연히 판매마진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본인 확인까지 하며 마스크를 판매해야 해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또 공적 마스크의 구체적인 유통과 판매 절차가 최대한 단순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유통·판매 마진이 발생할 여지가 적다고 설명한다.

유통업체가 확보한 공적 마스크 물량을 당일 오후 5시까지 약사회 상황실에 보고하면, 약사회가 다음날 공급지역과 물량을 유통업체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판매 가격도 약사회가 전국 2만3천개 약국에 균등한 수량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판매가와 도매가의 차액 400원도 온전히 약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400원에서 부가가치세(150원)와 카드결제 수수료(30원), 약사 인건비 등을 뺀 액수가 '순수 마진'인 것이다.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로 지정된 지오영의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마스크 유통 마진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며 "국가적 재난 사태를 함께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약사회가 지정한 물량과 가격대로 약국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도 "마스크를 파는 약국이나, 약국에 공급하는 유통업체 모두 지금 마스크 관련 일 외에 다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이 그 부분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폭리라고 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가 접촉한 2명의 유통 및 경제 전문가도 공적 마스크의 유통업체와 약국 모두 적절한 수준의 유통·판매 마진을 가져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세조 전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약국에서 2천원에 판매하던 보건용 마스크를 1천500원에 판매하면서 생산·유통·판매 마진을 모두 적절한 비율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체가 마스크 품질을, 유통업체가 신속한 물류를, 약국이 친절한 판매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수만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마진 구조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전국에 흩어진 2만3천여개의 약국에 소량의 마스크를 일일이 납품하면 많은 유통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200원 정도의 유통마진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약국도 마스크 판매로 다른 조제약을 판매하지 못해 기회비용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정도 마진은 많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마스크 구매 기다리는 시민들
마스크 구매 기다리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서울의 한 약국에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마스크 5부제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 8이면 수요일, 4와 9이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2020.3.9 jin90@yna.co.kr

무난한 가격 구조라는 전문가들 견해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거진 것은 정부가 마스크 대란 해소에 유통회사와 약국 등 민간 영역을 개입시키면서 피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

바꿔 말하자면 만약 조달청이 우체국 등 정부 관련 유통망을 활용해 공적 마스크를 공급했다면 국민 부담이 더 줄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비상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에 따른 '5부제' 판매라는 특수한 판매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약국망을 이용해야했고, 전국 약국에 유통망을 가진 유통업체를 개입시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만약 공적 유통망을 통해 마스크를 각 지자체에 공급하고, 지자체가 이를 각 주민에게 직접 교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면 더욱 싼 가격으로 마스크 공급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전국 2만3천여개의 약국에 체계적으로 마스크를 납품할 수 있는 유통망은 기존 약품 유통업체밖에 없었고, 비상시국에 기왕에 제대로 정비된 유통망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더 도움이 되는 유통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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