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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데'…콜센터는 안전해졌을까

송고시간2020-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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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서울 콜센터에 근무하는 A씨 등의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인되면서 다수가 밀집한 공간에서 상담원이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콜센터 내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 등 지자체가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예방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미미하고 상담원에게만 희생을 요구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콜센터 (CG)
콜센터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의 생명보험사 콜센터 상담원인 A씨는 최근 연합뉴스 카카오톡 제보 계정(okjebo)을 통해 "근무 중인 콜센터가 상담원 간 띄어 앉기를 한다고 보도됐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 인원 모두 자기 자리에서 그대로 업무를 보는데 모두가 출근하면 띄어 앉기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 보니 회사에서는 최근 상담원이 연차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에 1∼2명만 연차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상담 전화가 몰리는 월말에 연차를 내면 실적 점수를 깎던 회사가 요즘은 5∼6명씩 연차를 내도록 '긴급 연차 인원'을 배당했다"고 했다.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연차를 소진하면 나중에 몸이 아프거나 할 때 무급으로 쉬어야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느냐"면서 "이를 걱정한 상담원들이 연차 소진이 아까워 그냥 출근하다 보니 상담원 간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콜센터 운영을 위탁한 생보사 관계자는 "위탁업체 상담 인력에게 휴가 사용을 강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다만 하청업체가 상담사 본인에게 부여된 연차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위탁업체가 (연차 휴가 소진이 아닌) 유급 휴가를 상담원에게 부여한다면 근무 일수로 인정하는 방안과 연차 휴가 소진 이후 (무급 휴가 사용 등으로) 소득 감소가 생기면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서면에 있는 콜센터 상담원 B씨도 A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회사가 근속 연수가 긴 직원은 격일로 출근하는 교차 근무를 시켰지만 이들의 빈자리는 신입 상담원이 채우게 했다"면서 "근속 연수로 차별을 받는 것은 불평등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예방에도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며칠 전 마스크 필수 착용 지침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끼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제대로 환기도 되지 않는 환경에서 쉬지 않고 하루 수백명과 끊임없이 상담해야 하는데 이런 식의 대책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반문했다.

상담원들은 지자체나 콜센터 측에서 홍보하는 띄어 앉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상담원에게 지급되는 마스크의 질도 문제로 꼽았다.

A씨는 "지난주 시에서 콜센터를 방문, 마스크를 끼고 상담하는지 검사한다고 하자 회사에서 전날 나눠준 마스크는 얇은 일회용 마스크여서 비말이 걸러질지 의문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콜센터에도 같은 마스크가 지급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가 받은 마스크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하면 상품 소개에 '저렴한 가격의 속(이너) 마스크 리필용'이라고 소개돼 있다. 상품평에도 화장 등이 묻지 않도록 보건용 마스크 속에 덧대는 용도로 낀다는 평이 많다.

일회용 마스크 지급에 대해 회사 측은 "KF 인증 마스크의 경우 고객 상담 시 명확한 의사소통이 어렵고, 장시간 착용했을 때 여러 부작용이 있어 부직포 마스크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콜센터 상담원 A씨가 받은 일회용 마스크
콜센터 상담원 A씨가 받은 일회용 마스크

[판매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종로구 콜센터에서 일하는 C씨도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이후 센터 내 방역 조치가 없었다"며 "회사가 1주일에 일회용 마스크 1장 나눠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혹시 기자들이 접근하면 인터뷰를 거부하라는 지침만 들었다"면서 "다른 콜센터는 교대 근무를 한다고 들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관련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내 콜센터 527곳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99%에 해당하는 523개 업체가 방역을 했고 약 20%인 101개 업체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칸막이 높이 조정,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 기자회견에서 "하지만 원하청 구조,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등에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며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체계 구축과 더불어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콜센터가 코로나19 대응책이 미비한 것은 아니라는 항변도 있다.

대규모 콜센터를 운영하는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 상담원 3분의 1을 대상으로 연차 휴가 소진 대상이 아닌 유급 휴가를 지급했고, 하루에 상담원 1인당 보건용 마스크 2매, 덴탈 마스크 1매를 지급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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