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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가 희생양 돼서야…미국이 결자해지하라

송고시간2020-03-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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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의 터무니 없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탓에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다수가 무급휴직 당하는 일이 벌어지게 생겼다. 한미가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7차 회의에서도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협상팀이 제안한 액수로 보면 미국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시작된 협상에서 처음엔 현행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를 요구해 공분을 샀고 미국 내부에서조차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이후 40억 달러로 요구액을 낮췄지만, 지난주 협상에서도 입장 불변이었다면 액수를 더 내리진 않았다는 의미다. 호혜의 원칙을 무시한 완고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의 비상식적인 증액 압박 속에서 한국은 10% 안팎의 상승률을 제시해 왔다. 최근 7차 회의에선 추가 증액을 담은 제안을 내놨으나 여기에도 미국은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협상이 마무리된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인상 수준은 8.2%였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공평하고 호혜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그러던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잘 사니 더 내야 하고, 미국인의 세금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느닷없는 논리에 따라 현행의 무려 400~500% 수준으로 인상을 고집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나아가 SMA 부재를 이유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터 무급휴직하라고 통보해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설사 협상 타결이 늦춰진다고 해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만이라도 먼저 해결하는 융통성은 얼마든지 발휘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협상팀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한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볼모'로 분담금 대폭 인상을 밀어붙이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는 25일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면 한국인 근로자 대부분의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며 한국을 거듭 압박했다. 국무부는 미국 납세자의 기여 가치에 대한 한미 간 이해에 큰 차이가 있다며 한국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무급휴직으로 인해 군사 준비태세와 코로나19 사태 대처 등에 문제가 없도록 방안을 마련했음을 시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애꿎은 근로자들을 협상에 활용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심한 일방주의가 아닐 수 없다.

다음달 1일까지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분담금 협상 타결이 어렵다면 근로자 인건비 문제라도 우선 해결해야 한다. 주한미군 자체 예산으로 먼저 지급하든지, 국방부가 확보해 놓은 방위비 예산으로 일단 쓰고 나중에 협상이 타결되면 차액을 보전하면 될 일이다. 미국 측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국면을 맞아 국가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때다. 한미 SMA 부재의 책임은 애초에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한 미국에 훨씬 더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이 앞장서 결자해지해야 옳다.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 탓에 동맹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지어 일각에선 미군 철수와 독자 핵무장 주장까지 불거진다. 자국군을 돕는 주둔국 근로자들이 월급을 못 받는 사태조차 막지 못한다면 이런 무리한 주장들은 불식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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