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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국 오명…'팬데믹터널' 갇힌 트럼프, 재선가도 최대 시험대

송고시간2020-03-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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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응 책임론 속 '코로나19 세계 1위'…조기탈출·경제 정상화 '양대난제'

경제활동 조기재개 추진 '위험한 도박' 지적 확산…추세 따라 '제동'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20.3.26 EPA/Yuri Gripas / POOL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집권 이래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전 세계가 '팬데믹 공포'로 떨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26일(현지시간) 8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중국과 이탈리아를 추월,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되면서다. 지난 1월 21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65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초기의 안이한 인식과 냉탕온탕을 오가는 좌충우돌식 대응으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내몰았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하기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순탄해 보이던 재선 전망도 끝을 가늠하기 힘든 '팬데믹 터널'에 갇히면서 현재로선 시계 제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단행한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 등을 내세워 미국이 적기 대응으로 '더 큰 확산'을 막았다고 자평해왔다. 며칠 전부터는 검사 규모가 초기보다 많이 늘어난 점을 내세워 한국과 비교하며 "우리가 검사를 더 많이 했다", "세계 최고의 검사"라며 연일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검사 수 급증이 환자 수 급증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세계 1위'라는 오명으로 인해 대응을 잘 해왔다는 자화자찬은 일단 무색하게 됐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당국의 계속되는 경고를 무시한 채 한동안 사태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하는 등 '골든 타임'을 놓친 채 실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여왔다. 대응 기조를 둘러싼 내부 균열과 초기 검사 부족 사태 등 행정 부내 총체적 난맥상도 여러 차례 노출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달 26일 첫 코로나19 관련 회견을 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19보다 독감이 더 무섭다는 식의 태도로 불안감 달래기에 주력했으나 3일 뒤인 29일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비로소 대응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하늘길과 땅길을 사실상 다 막으며 빗장을 걸어 잠근 상황이다.

또한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버티기' 끝에 검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처한 코로나19 위기 상황은 향후 전개 추이에 따라 지난 2월 5일 상원의 부결로 종지부로 찍은 탄핵 국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미 워싱턴 안팎의 시각이다.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적 치적으로 꼽아온 경제 상황도 바닥부터 송두리째 흔들리며 대공황 이후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쓰나미'로 비견되는 실업 대란도 현실화했다.

그야말로 코로나19가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날마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을 진행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온 배경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급증 추세를 둔화시키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새로운 코로나19 진앙이라는 오명에서 조기에 탈출하는 동시에 나라 전체를 멈춰 세운 '코로나 셧다운' 사태를 극복, 미국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국민 생명 보호와 경제 충격파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형국이다.

지난주 코로나19 사태가 "7∼8월까지 갈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직접 발표하며 비장한 모습을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부활절(4월 12일) 전에 나라를 다시 열고 싶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연일 시사하고 나섰다.

경제 충격파가 계속될 경우 재선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회복에 대한 조급증으로 '과욕'을 부릴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가속,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행정부 및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감지되는 등 논란을 낳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이날 환자 발생 '1위 국가'로 내몰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드라이브를 두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는 반대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 19 국면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시선도 고개를 든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조기 해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편으로는 '역설'도 있다.

대응 실패 논란에도 불구, 일부 여론조사에서 취임 이후 최고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지층 결집과 함께 국난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데 따른 영향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난국에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의 향후 정치적 운명도 상당 부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다면 자국민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엄청난 역풍에 휩싸이며 그가 내세워온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구호는 국내적으로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20.3.26 REUTERS/Jonathan Ernst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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