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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음악대통령'…현대 음악 거장 펜데레츠키 별세(종합2보)

송고시간2020-03-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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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메시지 담은 작품 다수 발표한 작곡가 겸 지휘자

제자 류재준 "인간으로서 걸어야 할 길 고민한 위대한 음악가"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오푸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현애란 송광호 기자 =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29일(현지시간) 고향 크라쿠프에서 생을 마감했다. 향년 87세.

펜데레츠키의 아내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 협회는 펜데레츠키가 오랜 기간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AFP는 펜데레츠키를 "획기적인 종교곡과 교향곡으로 클래식 음악계를 개척"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이라 불리는 펜데레츠키는 1933년 폴란드의 데비차에서 태어났다. 크라쿠프음악원을 졸업한 후 그곳의 교수가 된 그는 1959년 '10개의 악기와 낭독 및 소프라노를 위한 스트로페'를 작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초창기에는 전위적인 음악으로 세계 음악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그 시기 대표작 중 하나인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위령곡'(1960)은 52개의 현악기로 연주되는 곡이다. 현을 긁는 소리, 사이렌 소리, 혹은 전통음악의 관점에서 '소음'이라고 들릴 법한 '소리'들로 음악을 구성했다.

그는 음악에서 아름다운 악기에 의한 소리가 아닌 톱으로 나무를 써는 소리 등 다양한 도구를 음악에 삽입함으로써 음악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교향곡'이라 불리는 교향곡 2번부터는 다소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했다. '성 누가 수난곡'에서는 성가 멜로디, 코랄 등의 전통적 형식을 곡에 삽입하며 현대음악과 17세기~18세기 '위대한 전통'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통으로의 회귀'를 변절로 폄훼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폴란드 레퀴엠' '부활' 등 명곡들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세계 음악계에 인장을 새겼다.

예술은 작품을 구성하는 소리를 뛰어넘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9.11테러 당시에는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협주곡 '부활'을 작곡하는 등 사회 참여적인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사용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기념비적 공포영화 걸작 '엑소시스트'(1973)를 비롯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1990) 등에 사용됐다. 상복도 있어 그래미상 5회, 에미상 2회를 수상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그는 1991년 한국 정부에서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 5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서울국제음악제의 명예예술감독으로 위촉돼 내한했다.

한국 작곡가 류재준은 그의 애제자이며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서울국제음악제(SIMF)에 참석해 '성 누가 수난곡'을 지휘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해 불참했다.

류재준은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상태가 악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은 항상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으며 불쌍한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을 늘 생각하면서 인간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을 늘 고민하셨다"며 "그는 바흐나 베토벤 같은 역사를 바꾼 몇 안 되는 위대한 작곡자"라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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