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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병동 환자는 클린' 논리…제2미주병원 집단감염 자초했다

송고시간2020-03-3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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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건물 대실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에도 종사자만 코로나19 검사

종사자 전원 음성 판정으로 유증상자 나올 때까지 방치

요양병원 무더기 확진 때 정신병원 환자 보호자 불안 호소·검사 요구

30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버스를 타고 상주 적십자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30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버스를 타고 상주 적십자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종사자 중에 확진자가 없으면 정신병원 내 환자들은 클린(깨끗)하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지난 22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브리핑에서 이런 취지로 말했다.

대실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음에도, 같은 건물에 있는 제2미주병원(정신병원) 환자들을 당장 검사하지 않는 근거로 내세운 논리다.

대구시는 대실요양병원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21일 제2미주병원 종사자 7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폐쇄병동 환자들은 외부인과 접촉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검사 대상을 종사자에 한정했다.

이런 방침은 22일 브리핑에서 지역 정신병원 24곳 종사자 981명을 우선 검사해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병원 입원 환자를 전수 검사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22일 제2미주병원 종사자들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자 환자들에 대한 검사는 유증상자가 나올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종사자 72명의 음성 판정 사흘 뒤인 25일 정신병원에서 유증상자 3명이 확인됐다.

26일 1명이 확진돼 환자와 종사자 전원을 검사한 결과 27일 환자 60명과 종사자 1명 등 무더기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30일 집단 감염이 한 차례 더 확인되면서 확진자는 폭증했다.

'정신병원 종사자 중에 확진자가 없으면 폐쇄병동 환자는 클린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31일 0시 기준으로 제2미주병원에서 134명이 확진됐다. 대실요양병원 확진자 94명을 더하면 한 건물에서 2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때문에 대실요양병원 집단감염 후 제2미주병원 환자를 신속하게 전수 검사하지 않은 보건당국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제2미주병원 환자 보호자들은 "두 병원 직원들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연결돼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불안을 호소하며 환자들을 검사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평소 3∼7층 요양병원과 8∼11층 정신병원 직원들이 승강기를 함께 사용했고, 환자와 병원 종사자들은 담배를 피우려고 1층까지 오르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미주병원 관계자는 "외출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담배를 피울 수는 있지만, 대구에 '31번 슈퍼전파자' 문제가 불거진 이후 외출·외박·면회를 전면 금지했다"며 "한 달 넘도록 환자가 병원 밖을 오가거나 승강기를 이용한 사례가 없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실요양병원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환자를 통해 우리 병원에 퍼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종사자만 검사한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생활 물품 들어가는 제2미주병원
생활 물품 들어가는 제2미주병원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1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2미주병원으로 입원 환자들이 사용할 생활 물품이 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제2미주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앞서 다수 나왔으며 이날도 추가로 확인됐다. 2020.3.31 mtkht@yna.co.kr

그러나 '완벽한 환자 이동·출입 통제가 가능한가'라는 점에는 병원 측도 "외출·면회 금지 기간에도 항암 치료나 가족 사망신고 등 이유로 외출을 한 환자가 2∼3명 있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제2미주병원이 경북 청도대남병원처럼 환자들이 온돌식 방에서 8∼10명씩 함께 생활하며 밀접 접촉한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이 집단 감염 우려가 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반응이 병원 주변에서 나온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정신병원 환자들이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고 여기지만, 보호자 허락과 주치의 판단에 따라 병원을 드나든다"며 "대실요양병원 환자 발생 때 건물 전체 환자와 종사자를 전수 검사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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