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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진화하는 생체인증… 혈관으로, 목소리로

송고시간2020-04-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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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일부를 본인 인증수단으로 활용하는 생체인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기존 비밀번호나 보안카드와 달리 분실 우려가 전혀 없고 위조가 거의 불가능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에 따르면 2015년 20억 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생체인증 시장은 2021년 77억 달러, 2024년 149억 달러(약 17조8천억 원)로 가파르게 팽창할 전망이다.

'지문으로 차 문 열고 시동'…현대차, 세계 최초 개발
'지문으로 차 문 열고 시동'…현대차, 세계 최초 개발

지문을 이용해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장치'. [현대자동차 제공]

◇글로벌 기업들 경쟁 가속… 20조 시장 성장

굴지의 기업들이 생체인증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손바닥 생체인증으로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손바닥을 단말기 스캐너 위에 대면 주름과 정맥의 형태를 세밀하게 대조해 신원을 구분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통상 스마트폰 결제는 빨라도 3~4초가 걸리지만, 이 기술은 0.3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아마존은 손바닥 생체인증 단말기를 소액결제가 빈번한 카페나 패스트푸드 매장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의 생체인증이 기존에 유통업으로 확보한 방대한 고객정보와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했다.

비자카드도 올해 생체인증 결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터카드는 80개국, 30억 장의 신용카드를 지문카드로 전환하는 대형 사업을 추진한다. 프랑스의 대형마트 까르푸도 지문결제를 적용한 시범매장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나 기관도 도입사례가 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유엔 회원국들에 생체출입증을 발급하는 준비에 들어갔다. 영국 정부는 국경통제 수단으로 생체인증 전자 여행허가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적도 기니는 생체 전자주민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안면 인식 게이트
안면 인식 게이트

0.3초 만에 얼굴을 인식해 멈추지 않고 출입구를 통과할 수 있는 ‘워크스루형 스피드게이트’. [에스원 제공]

◇인증 방식 고도화… 초음파, AI 동원

요즘 스마트폰의 지문인증은 복제 방지와 오류 최소화를 위해 초음파 방식으로 진화했다. 초기 광학 지문인증은 카메라로 지문을 찍어 저장된 지문과 대조했는데, 사진과 실제 지문을 구별 못해 보안이 허술했다.

초음파 인증은 카메라가 아닌 초음파 센서로 지문 굴곡을 측정해 입체적으로 원본과 대조한다. 복제가 어려운 데다, 별도의 지문인식 카메라 대신 화면 아래 어디든 숨길 수 있는 센서를 사용해 외관이 깔끔하고 편리하다.

홍채인증은 기대와 달리 이용이 저조하다. 40개 특징으로 식별하는 지문보다 266개 패턴으로 구분하는 홍채가 훨씬 정밀하지만, 요즘 홍채인증 스마트폰은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갤럭시S10'에서 홍채인증을 빼버렸다. 초음파 지문인증보다 보안이 우위에 있지 않은데, 여전히 쓰기는 불편해서다.

반면 안면인증은 재조명되고 있다. 오류가 잦아 한동안 외면 받았지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3D 안면인식 기술로 몰라보게 정교해진 덕분이다. 단순히 정면에서 보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눈·코·입·광대뼈 등의 돌출 수준과 각도를 3D로 인식해 신원을 확인한다. 모자나 안경을 착용해도 식별해낸다.

최근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비접촉 방식인 안면인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보안업체 에스원의 '워크스루 얼굴인식 스피드게이트'는 0.3초 만에 얼굴을 인식한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출입구를 통과해도 누구인지 식별한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지문인증보다 정교한 손바닥 정맥인증을 도입한 곳이 많다. 적외선이 적혈구를 통과하지 못해 정맥혈관만 어둡게 찍히는 점을 활용해 본인여부를 확인한다.

지난해엔 KB저축은행이 목소리로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금융권 최초로 내놨다. 계좌조회는 물론 미리 지정된 계좌로 소액을 이체할 수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의 AI 음성비서 '시리'를 이용한 '보이스뱅킹'을 선보였다.

ETRI, 신체 해부학적 특성 이용한 생체 인증 기술 개발
ETRI, 신체 해부학적 특성 이용한 생체 인증 기술 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신체 해부학적 특성을 이용해 복제가 불가능한 생체 인증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생체 인증 기술 개요. [ETRI 제공]

◇ETRI, 복제 불가능한 생체인증 개발

기존 생체인증은 외형을 재현하면 보안이 뚫릴 수 있다는 게 한계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복제가 불가능한 신체해부학적 생체인증 기술을 개발했다. 초음파촬영이나 체지방분석으로 손가락에 기계신호나 미세전류를 보내, 되돌아오는 신호를 딥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해 본인을 식별하는 원리다.

사람마다 근육과 뼈, 지방, 혈관 등의 형태가 다른 데다 입체구조를 그대로 재현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복제가 원천 차단된다. 손바닥 크기의 장치로 임상한 결과 정확도가 99% 이상이었다. 스마트폰을 잡았거나 의자에 앉았을 때 바로 인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어 복제지문을 무력화하는 압력센서도 ETRI에서 나왔다. 기존 압력센서는 물체와 맞닿는 부분의 압력에 따라 전도도가 달라지는 물질을 넣어 만들지만 민감도가 낮다. ETRI는 접촉한 부분만 빛을 내는 양자점(퀀텀닷) 소자 위에 나노와이어를 층층이 쌓아 올린 압력센서를 만들었다.

압력을 가하면 압력이 분포하는 부분만 빨갛게 표시된다. 민감도는 기존 압력센서의 20배가량으로 맥박도 감지할 수 있는데, 하중뿐만 아니라 표면의 세밀한 패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뭇잎의 잎맥 형상과 지문 모양은 물론, 지문 골의 높낮이까지 정교하게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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