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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원유 감산 동참하라" 요구 수면 위로(종합)

송고시간2020-04-0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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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UAE, 감산 합의에 OPEC+ 외 산유국 참여 촉구

"1천만 배럴 감산" 트럼프 제안에 '솔선수범' 압박

미국 텍사스의 육상 유전 펌프
미국 텍사스의 육상 유전 펌프

[로이터=연합뉴스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증산 경쟁으로 빚어진 유가 폭락을 막기 위해 미국도 감산 합의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사메르 알갑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산유국 사이에서 감산 합의가 새롭게 성사된다면 미국 등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석유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알갑반 장관은 이날 "새 감산 합의는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밖에 있는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같은 주요 산유국도 지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알갑반 장관이 OPEC+ 소속 일부 산유국 석유장관(또는 에너지장관)과 전화 통화한 뒤 새로운 감산 합의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수하일 마즈루에이 에너지부 장관도 5일 "OPEC+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의 조화롭고 일치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감산 합의가 성사된다면 모든 산유국이 원유 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신속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는 사우디의 제안으로 애초 6일 긴급 화상회의를 하려 했지만 9일로 미뤄졌다.

OPEC+는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3월로 끝나는 감산 시한을 연장하고 감산량을 늘리는 안을 놓고 지난달 6일 모여 논의했지만 합의가 결렬됐다.

이에 사우디는 감산 시한이 끝난 4월1일부터 2월 산유량(일일 970만 배럴)보다 27% 많은 일일 1천230만 배럴을 생산한다고 선언했고 이를 실행했다.

사우디의 대규모 증산으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감산 합의 결렬을 두고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채굴 단가가 높은 셰일오일 산업을 보호하려면 유가를 높여야 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불화에 개입, 하루 1천만∼1천5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이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사우디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노르웨이는 이미 OPEC+가 감산 합의를 성사하면 자체로 감산할 뜻을 4일 내비쳤다.

OPEC+는 지난 3년간 3∼6개월을 단위로 감산 합의를 연장해 공급 과잉인 국제 원유 시장의 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유지했다. 이들의 감산 덕분에 미국은 감산하지도 않으면서 셰일오일을 증산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자료사진]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의 맹방 사우디를 통해 유가를 자신의 필요에 따른 수준으로 조절하려 했고 이 때문에 사우디와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

2018년 8월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복원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오르자 미국은 그해 10월 열린 OPEC+ 회의에서 사우디가 증산을 주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미국 소비자를 고려해 유가를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설상가상으로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곤경에 처해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던 터였다.

미국의 거센 압박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우리는 할 만큼 했다"라며 불만을 표출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미국이 사우디를 움직일 수 있었던 지렛대는 이란의 위협을 고리로 한 안보 문제였다.

사우디는 경제적으로는 이란을 앞서지만 탄탄한 지상군과 탄도미사일을 대거 보유한 이란에 군사적으로 열세인 탓에 군사·안보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여서다.

미국은 OPEC+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회의가 열리면 종종 고위급 인사를 보내 사우디 등 친미 산유국을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곤 했다. OPEC+가 산유량 조절과 관련해 어떤 합의를 해도 미국은 예외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초대형 위기를 맞이해 미국이 감산만 요구하지 말고 직접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친미 산유국에서 먼저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일일 1천만 배럴은 러시아와 사우디 각자의 하루 산유량과 맞먹는 만큼 최대 산유국 미국도 감산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양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저유가로 미국의 에너지 업계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감산에 동참하기보다는 OPEC+를 압박하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결렬 책임을 놓고 불화를 빚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갈등이 미국의 반사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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