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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 이끄는 조정원 "코로나19 위기, 다시 시작할 기회"

송고시간2020-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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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 어떻게 멋지게 치를지만 다시 연구"

내달 12일 집행위 회의서 향후 연맹 일정 등 결론…재정 문제는 고민

IOC 화상회의 앞두고 인터뷰하던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IOC 화상회의 앞두고 인터뷰하던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는 우리에게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 세계 스포츠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 가운데 세계태권도연맹(WT)을 이끄는 조정원(73) 총재가 한 말이다.

조 총재는 연초 계획대로라면 4월 한 달 동안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아시아·유럽 대륙선발전과 스포츠어코드 등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우시, 이탈리아 밀라노, 중국 베이징 등을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나 7일 오후 조 총재를 만난 곳은 서울 중구의 WT 사무국이었다.

조 총재는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도쿄올림픽·패럴림픽 팬암 대륙선발전을 참관하고 지난달 15일 귀국한 뒤 줄곧 국내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절반 이상 해외에 있었던 것 같다는 조 총재는 "2004년 총재에 선출된 이후 이번 같은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계 스포츠계는 지난달 '올림픽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경험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본 정부 및 대회조직위원회와 올해 개최하려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올림픽은 내년 7월 23일∼8월 8일, 패럴림픽은 내년 8월 24일∼9월 5일이라는 새 일정을 내놨다. 모두 지난달 중순 이후 불과 2주 사이에 이뤄진 일이었다.

기존 28개 올림픽 종목과 도쿄올림픽에 새로 추가된 5개 종목을 더해 33개 종목 국제경기연맹(IFs) 수장 중 유일한 한국인인 조 총재도 이번 올림픽 연기 결정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조 총재는 "IOC도 4년간 올림픽만 준비해온 선수들 생각에 쉽게 '연기'라는 말을 꺼낼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상황이 악화해 고통받는 사람이 늘어나자 결국 막대한 재정 손실을 감수하며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IOC의 선택을 지지했다.

그러고는 "이제는 내년으로 미뤄진 올림픽을 어떻게 멋지게 치를지만 연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 총재에 따르면 IOC는 내년에 도쿄올림픽이 끝나면 2022년 상반기에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을 다시 정하게 된다. 이때 핵심종목에 포함돼야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2032년 대회(개최지 미정)도 올림픽 종목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WT는 도쿄올림픽에서 4D 리플레이와 경기복 등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태권도가 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도쿄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이에 대한 준비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조 총재는 "올림픽이 연기된 것을 좀 더 차분하게, 완성도 있게 대회를 준비할 기회로 삼겠다"면서 "도쿄 대회에서 태권도 경기를 이전의 어떤 올림픽보다 더 성공적으로 치르는 게 우리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올림픽 연기로 WT 역시 내년 이후 대회 일정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우선 내년 5월 16∼23일 중국 우시에서 치르려던 202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이후인 내년 하반기로 미루는 등 새로운 일정을 짜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태권도가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매 올림픽에서 남녀 1명씩의 역대 최고 선수를 선정해 시상하려던 계획도 올해 연말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아닌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로 조정했다.

비록 5월 12일에 국제연맹 최초로 스위스 로잔의 IOC 올림픽 하우스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하려던 계획은 코로나19로 무산됐지만 대신 이날 화상 회의를 통해 올림픽 연기에 따른 향후 일정과 WT가 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서도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이때 우리나라 고양시가 유치 신청을 한 2022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개최지도 결정된다.

조 총재는 파이널 대회를 포함해 1년에 보통 네 차례 치르는 월드그랑프리의 경우 내년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가 겹치게 돼 개최하기 어려우리라 전망했다.

대신 앞으로 그랑프리 챌린지(가칭)를 비롯해 국가협회를 통하지 않고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월드태권도오픈클럽챔피언십 등의 대회를 신설하는 등 신예 선수들이 얼굴을 알릴 기회를 늘려나갈 구상도 하고 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WT는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뿐만 아니라 4년 뒤 파리올림픽까지 내다보고 있다.

조 총재는 "파리올림픽에서 다시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꾸려 경기 규정과 시스템 등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면서 "전자호구도 우리 정부와 같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2022년까지는 개발해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선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림픽 연기로 인한 재정 문제는 당장 WT를 포함한 국제연맹에는 큰 짐이다.

IOC로부터 적지 않은 액수의 올림픽 TV 방영권 수익 분배금을 받는 국제연맹으로서는 도쿄올림픽 연기로 예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조 총재는 "스위스 정부에서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연맹에 5∼7년 동안 나눠 갚는 조건으로 50만스위스프랑(약 6억3천만원) 무이자 융자를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WT는 본부가 스위스에 있는 게 아니라 해당이 안 된다"면서 "재정 문제를 어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는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스포츠이니만큼, 우리 정부도 한시적이나마 지원책을 강구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 총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무국 직원들에게 '리셋'(reset)을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면서 "다른 어떤 국제연맹보다 멋지게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각오"라고 힘줘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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