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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첫 공식조사…"죽음의 공포"

송고시간2020-04-2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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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

형제복지원 관련 사진
형제복지원 관련 사진

[출처 형제복지지원단(2010).부산시 용역자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첫 공식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부산시의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이 폭행을 당해서 죽거나 자살하는 것을 본 적이 있고 시신처리 과정도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 방식으로 살인, 암매장 등이 자행됐던 형제복지원을 죽음의 공포가 가득한 곳이고 도망갔다가 잡히면 맞아 죽는 곳으로 기억했다.

형제복지원 참상이 1987년 세상에 알려진 지 32년 만에 이뤄진 공식조사에서 나온 증언은 생생했다.

부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간 수용 생활을 한 면접 참여자 A 씨는 갑자기 행방불명되면서 어머니는 실성하고 아버지는 폐인이 돼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면접 조사에서 "몇 명을 산에 묻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방에 묻고 그 위에 시멘트와 흙으로 덮었다"며 "돌을 들다가 힘이 없어 깔려 죽은 사람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대도시에서 돈을 벌겠다고 부산에 왔다가 형제복지원 단속반에 걸려 끌려갔다는 B 씨는 "때리다가 죽어서 가마에 똘똘 말아서 창고에 차곡차곡 둔 모습을 봤다"며 "나도 저렇게 되는 게 아닌가 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부산으로 여행 갔다가 통행 금지에 걸려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다는 C 씨는 "지옥 같은 형제복지원에서 나가고 싶어서 3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그로 인해 심한 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폭행도 당했으며 5년 뒤에 부모님이 호적을 만들어서 찾으러 올 때까지 수용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24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용역은 동아대학교 산학협력단 남찬섭 교수가 책임을 맡아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이 용역에서 피해자 149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이들 중 피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21명을 상대로 심층 면접이 이뤄졌다.

지난해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박민성 부산시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형제복지원에서 시신을 해부용으로 거래했을 가능성이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피해자 진술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형제복지원 진상을 밝히는 과거사법을 제정하는 근거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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