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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돌아온 우뭇가사리 철' 제주 해녀 물 만났다

송고시간2020-05-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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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 1년 소득의 절반을 차지…전국 생산량의 90%가 제주산

한천 등 음식 재료뿐 아니라 해양 미생물 배양에도 사용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이맘때가 되면 제주지역 해안도로 곳곳에서 검붉은 색 해초를 말리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제주 바다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
제주 바다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납작한 실 모양으로 깃털처럼 가지를 많이 내 다발을 이룬 해초가 바닥에 널려있는 모습은 초 여름철 제주 해안도로를 가봤다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풍경이다.

그렇다면 이 해초는 무엇일까.

이 시기 햇볕을 쐬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짝 말라가는 해초는 십중팔구 제철을 맞은 '우뭇가사리'다.

◇ 제주해녀 1년 소득의 절반 차지…효자노릇 '톡톡'

우뭇가사리는 여름철 임금도 즐겨 먹던 음식 가운데 하나인 한천의 원료로 쓰이는 해초다.

제주지역 연도별 우뭇가사리 채취량은 2016년 735t, 2017년 2천421t, 2018년 1천23t, 2019년 586t 등이다.

우뭇가사리 등 해조류의 경우 2∼3년 간격으로 해 갈이를 해 연도별로 물량이 크게 늘었다 줄었다 하지만 제주는 매해 전국 우뭇가사리 생산량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우뭇가사리는 대부분 일본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제주의 동쪽 바다에서 생산되는 우뭇가사리는 한천 생산량과 소비량 1위를 차지하는 일본에서도 인정하는 1등급 품질을 자랑한다.

우뭇가사리를 빵빵하게 담은 한 망사리는 20∼30만원을 호가해 제주 해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뭇가사리가 제철을 맞은 4∼6월은 제주 해녀가 가장 바쁠 때 중 하나다.

우뭇가사리 채취하는 제주해녀
우뭇가사리 채취하는 제주해녀

[연합뉴스 자료사진]

각 어촌계는 이 시기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우뭇가사리를 채취한다.

우뭇가사리 채취는 공동작업과 개인 작업으로 나뉜다.

공동작업을 하는 날은 각 어촌계 소속 해녀가 다 같이 모여 우뭇가사리를 채취해 말린 뒤 출하한다.

제주 해녀가 1년 소득의 절반가량을 우뭇가사리로 버는 만큼, 개인 작업을 할 때는 채취 경쟁이 치열해진다.

밭은 경계가 있지만, 바다는 그렇지 않아 먼저 채취하는 사람이 임자다.

제주에서는 우뭇가사리 작업으로 신경이 곤두선 해녀의 비위를 거스르지 말라는 뜻으로, '봄 잠녀(해녀)는 건들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뭇가사리 철이 돌아오면 해녀는 온 가족을 대동해 바다로 나간다.

바다로 나간 해녀는 조간대 하부부터 조하대 수심 5m까지 분포한 우뭇가사리를 손으로 뜯어 빈 망사리에 담는다.

해녀가 우뭇가사리를 채취해 망사리에 가득 채워 뭍으로 끌고 오면 집안 남자는 경운기나 트럭을 대동하고 있다가 무거워진 망사리를 싣고 가 집 마당이나 공터에 널어놓는다.

또 이 시기 제사가 있으면 물질로 바쁜 집안 여자들 대신 남자들이 도맡아 음식을 만들고 상을 차린다.

◇ '우뭇가사리의 변신'…음식 재료부터 미생물 배양까지

우뭇가사리는 무침을 하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는 등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음식 재료지만 주로 가공해 섭취한다.

우뭇가사리를 끓인 후 식혀 굳힌 한천이 그것이다.

한천은 제주에서는 '우미, 다른 지역에서는 '우무', '우무묵' 등으로 불린다.

혹한 속 명품 한천 만들기
혹한 속 명품 한천 만들기

전국이 꽁꽁 언 2013년 1월 3일 경남 밀양시 산내면 들녘에서 농민들이 한천(寒天)을 만드는 일손이 분주하다.한천은 제주도 청정해역에서 자란 우뭇가사리를 채취해 삶아 끓이는 자숙과정을 거쳐 짜낸 우무를 자연 상태에서 얼리고 해동시켜 말리기를 반복해서 완성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뭇가사리를 끓이면 우뭇가사리를 구성하는 우무질이 빠져나와 죽처럼 걸쭉해진다. 이를 체 등에 걸러서 햇볕과 바람에 굳히면 한천이 된다.

한천이 된 우뭇가사리는 본래 갖고 있던 검붉은색을 완전히 벗고 묵처럼 불투명해진다. 탱글탱글한 식감으로 양갱이나 젤리 등을 만들때 사용된다.

우뭇가사리로 만든 한천은 포만감을 주면서 칼로리는 낮고 식이섬유는 풍부해 인기를 얻고 있다.

한천은 냉채와 무침 등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한천은 여름철 임금도 즐겨 먹던 음식 중 하나다.

세종실록지에 따르면 '우무'는 여름철 임금님께 진상하던 남해안 특산물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제주에서는 냉수에 간장과 식초로 간을 맞춘 냉국에 한천을 넣어 먹어 여름철 입맛을 잡기도 한다.

고소한 미숫가루에 버무린 한천 또한 별미다.

우뭇가사리는 음식 재료 외에 해양 미생물을 배양하는 데도 이용돼 부가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치매 치료제 등 의약품, 화장품, 활성탄 대체재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우뭇가사리
우뭇가사리

[인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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