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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존댓말 판결문과 사후약방문

송고시간2020-05-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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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적'을 내려놓아야 '권위'가 생긴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너 몇 살이야. 어디서 반말이야!"

사소한 시비가 '말이 기네, 짧네'하는 말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먹다짐이라도 하는 경우에는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법대로 좀 해주세요"는 공정하게 해달라는 거지만, "그래, 법대로 해주겠어"는 상대를 반드시 무너뜨리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법은 사실과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법은 사람을 함부로 처벌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첫 국민참여재판을 다룬 영화 '배심원들'에서 판사가 예비 배심원에게 한 말입니다. 함부로 처벌해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세운 기준이 법입니다.

법이 권위가 있는 이유입니다.

법원에 갈 일이 없어야 '안녕'할텐데요...
법원에 갈 일이 없어야 '안녕'할텐데요...

한상균 기자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합니다. 당사자들의 이야기와 증거를 판단해 판결합니다.

얼마 전 존댓말 판결문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존댓말은 존중입니다.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판결문은 반말체였다고 합니다. 권위적입니다.

판결문은 판사가 쓰지만, 판결의 주체는 국가입니다.

"어디서 반말이야!" 하기 어렵습니다.

판결문을 받는 입장에서 "유죄를 선고합니다"가 "무죄를 선고한다"보다 좋을 리는 없겠지만, 좋은 변화입니다. 존댓말이 법의 권위를 떨어뜨리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높여주는 말이 억울까지는 모르겠지만, 함부로 하지 않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권위입니다.

작든 크든, 조직은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000은 권위가 있어"와 "000은 권위적이야"는 다릅니다. 권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면 권위적으로 됩니다. 조직에서 권위도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권위적'은 정당한 요구가 아닌 욕구에 가깝습니다. 마구 내 권위를 보이고 싶습니다. '봐줘, 봐줘, 알아줘' 합니다. 평소 어깨에 힘주고 난리 치는 권위적인 사람은 권위가 없습니다. 물난리에 정작 마실 물은 귀한 법입니다. 권위는 말로 생기지 않지만, 상대방을 존중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권위의 적은 '권위적' 입니다.

신임법관 임관식.
신임법관 임관식.

김도훈 기자

스마트폰 사용 후 대부분의 사람은 업무와 친목 등으로 다수의 단체 대화방(단톡)에 속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윗사람이나 동료의 글에 '당황'과 '황당'을 오고 가기도 합니다. 재판까지는 아니지만, 원치 않는 판결(?)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답하기 싫습니다. '네', '넵', '네에'를 두고 고민합니다.

글은 말보다 어렵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멋진 경주마처럼 보였던 내 말과 생각이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는 조랑말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짧은 글도 그렇습니다. 누구나 단톡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 혹시…' 하는 마음입니다. 함부로 쓰지 않아야 합니다.

"그간 우리 법원은 판결문 잘 쓰는 사람이 판사가 됐다. 실은 법정에서 말도 잘하고, 심리도 잘하고, 재판 진행도 잘하는 사람이 판사가 돼야 한다."

이용훈 전 대법관의 말입니다. 판결문 잘 쓰는 것 보다, 재판 당사자들의 말을 잘 들어줄 수 있는 법관을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조직의 판단과 결정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조직에서 좋든 나쁘든 결과에 대한 리더의 판결문(?)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인 경우가 있습니다. 때늦은 대책인 사후약방문만 잘 쓰는 리더는 '말은 쉽지'라는 말을 듣기 쉽습니다.

부자 되는 법, 건강하게 사는 법, 행복해지는 법, 좋은 리더 되는 법, 회사생활 잘하는 법…. 무슨 무슨 법 제목의 책은 많지만, '아 하!' 하며 무릎을 '탁' 칠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 못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방법은 아는데 실천은 어려운 법입니다.

어려운 법.
어려운 법.

한상균 기자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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