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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비판곡' 음원차트 1위…순위 숨긴 방송국에 후폭풍

송고시간2020-05-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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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당수 비판노래 차트 실종…가수들 보이콧·35년 진행자 사임

폴란드의 '폴스키라디오3' 방송국 내부
폴란드의 '폴스키라디오3' 방송국 내부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폴란드의 국영 라디오 방송국이 반정부 성향의 노래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사실을 은폐하려다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트로이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라디오 방송국 폴스키 라디오3이 록 가수 카지크의 '유어 페인 이스 베터 댄 마인'(Your Pain is Better than Mine)이라는 노래를 음원순위에서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폭넓은 음악 장르로 수많은 청취자를 보유한 이 방송국은 매주 금요일 청취자 투표를 기준으로 한 주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를 선정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현 여당인 법과정의당(PiS) 당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를 겨냥한 카지크의 노래가 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부터였다.

폴란드 최고 실권자인 카친스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령이 내려진 기간에 어머니의 묘소 등을 방문하기 위해 공동묘지를 찾았다.

당시 다른 조문객들은 공동묘지 입장이 전면 금지된 상태였다.

카지크는 이를 비판한 노래로 단시간에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노래가 1위를 차지한 지 몇시간 만에 투표와 차트 등 해당 노래와 관련된 모든 언급이 웹사이트에서 일제히 사라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폴스키 라디오3 국장은 투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당국의 서투른 차트 검열 방식이 드러났다는 비난이 폭주했다.

그 여파로 일부 가수들은 라디오에서 자신의 음악을 틀지 말라며 보이콧에 들어갔다.

록 밴드 '티 러브'는 방송국의 차트 조작을 두고 "공산주의 시대 당시 최악의 관행을 답습한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다른 가수들도 이에 동조했다.

또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전부터 무려 35년간 방송을 이끌어온 최장수 진행자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법과정의당 소속 피오트르 글린스키 문화부 장관도 이번 사건을 두고 "끔찍하다"고 평가하는 등 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문제의 노래를 부른 카지크는 밴드 '쿨트'(Kult)의 리드싱어로 사회주의 정권 내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반정부 성향의 노래를 발표해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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