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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만에 시민 품 안긴 부산항에 200m 초고층 숙박시설 논란

송고시간2020-05-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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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구청·시민단체 반발…"사업자 중심 특혜, 시민 배신행위"

부산시 "지구단위계획은 해수부가 결정…우린 법령 따라 허가"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100년 넘게 항만시설로만 사용되던 부산 앞바다가 북항 재개발로 큰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초고층 숙박시설 건축 허가로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시는 올해 4월 23일 북항 재개발 지역 내 상업지구 D-3블록에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을 허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업자는 부산오션파크(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며,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부산오션파크와 롯데건설은 이곳에 지하 5층, 지상 59층 규모 레지던스를 지을 계획이다.

내부에 판매, 문화·집회 시설, 업무시설이 일부 들어선다고는 하지만, 1천221실 규모 숙박시설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해양관광 거점 육성을 위한 항만 재개발 기본계획 취지와 달리 사실상 고급 아파트 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관할 구청은 물론 지역 NGO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공동주택 건립이 불허된 지역인데도 사실상 아파트나 다름없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내줬다"면서 "부산을 상징하는 공간을 일부 부자들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또 다른 부동산 기획상품으로 전락시켰다"고 반발했다.

구가 이렇게 반발하는 데는 이미 상업지구 나머지 2개 블록에 레지던스가 지어지고 있었거나, 지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현재 D-1블록에 협성르네상스가 1천28실 규모(지하 4층, 지상 61층) 레지던스인 '협성마리나 G7'을 짓고 있고,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사업자인 D-2블록도 레지던스와 관광호텔이 혼합된 건물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대교서 본 부산 북항
영도대교서 본 부산 북항

[촬영 이영희]

최 구청장은 "상업지구에 레지던스만 4천세대"라며 "당초 북항의 재개발 유형 논쟁이 있을 때 해운대 센텀과 같은 아파트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민적 공감대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시가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의회는 최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지던스 건축 허가 반대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동구의회는 "북항 재개발사업은 항만시설로만 사용하던 부산 앞바다를 14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역사적 사업"이라며 "D3 구역 개발은 원도심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구도심과 동반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 건축 허가로 D3 구역은 수도권 주민의 주말 휴양시설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개발이익도 모두 수도권 업체에 돌아가 초기 사업 목적에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동구의회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200m 이상 초고층 건물인 점을 거론하며 "산복도로보다 2배 이상 높아 산복도로 주민의 북항 조망권을 빼앗아 개발업체 이익과 맞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번 논란을 '북항의 엘시티'라고 규정했다.

연대는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허가한 것은 북항의 본래 개발 취지와도 맞지 않는, 북항 재개발사업을 민간사업자의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어 버린 결과"라면서 "소수 특정인을 위한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자 중심 특혜"라고 주장했다.

부산항(북항 재개발지역 내) 야영장
부산항(북항 재개발지역 내) 야영장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번 결정을 "시민을 향한 배신행위"라고 평가하고, 해운대 센텀시티 개발과 엘시티 등을 사례를 들며 북항 재개발도 이런 전철을 밟을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정보산업단지로 추진된 센텀시티는 애초 계획과 달리 주거시설이 67%를 차지했고, 해운대 해수욕장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도 온갖 특혜와 비리로 얼룩져 '사계절 체류형 시민 친수공간' 조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해수부가 모든 책임을 시에 떠밀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사업구역 내 건축 용도를 규정하는 지구단위 계획은 해수부가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항만공사가 상업지구 땅을 매각할 때 사업자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사업을 신청해 이를 이미 상세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시는 '논란이 있으니 지구단위 계획 변경을 해달라' 요청했는데 해수부가 손을 놓고 있어 법령에 따라 허가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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