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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리쇼어링 정책 실효성 되짚게 하는 LG의 TV생산라인 해외이전

송고시간2020-05-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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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내의 대표적 글로벌 가전업체 중 하나인 LG전자가 구미에 있는 TV 생산 라인 6개 가운데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지키기와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 유턴을 뜻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국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돌출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미칠 이른바 '상징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이 정체한 가운데 생산 효율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가 생산라인 감축으로 일자리가 사라진 노동자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배치하겠다고 해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의 경영악화와 고용 불안 등에 따른 지역 경제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다.

LG전자의 TV 생산 라인 이전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고도화한 생산 기술이 필요한 프리미엄 TV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국 업체 등의 저가 공세에 직면한 범용 TV는 동남아,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꾸준히 해외 생산을 강화해왔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8년 수원 공장의 TV 생산라인을 모두 베트남으로 옮겨 국내 생산을 종료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은 임금과 세제, 입지, 노사관계 등 원가경쟁력과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일 것이다. 공장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고비용 때문에 국내에 남아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나무랄 수도 없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치하면 당장 일자리 감소는 물론 관련 산업 공동화로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애로를 해소하고 유인책을 제시해 국내 생산기반이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정부는 물론 현 정부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제조업의 리쇼어링을 강조했지만, LG전자의 TV 생산라인 해외 이전은 정책의 실효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해외에 진출했다가 돌아오는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이나 산업단지 우선 입주 등의 혜택을 주는 'U턴 기업 지원법'을 시행했지만 지난 2018년까지 5년간 유턴 실적은 52건으로 연평균 10건 정도에 불과했다. 수도권 공장입지 규제와 같은 장애물이 첩첩산중인 데다 세제나 재정 지원책도 찔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과감한 세금 인하와 파격적 이전 비용 지원, 입지규제 해소 등의 과감한 리쇼리어링 정책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해외 진출 기업의 5.6%만 되돌려도 13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정책 유연성만 발휘된다면 해외 이전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주저앉히거나 이미 나간 기업을 되돌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체인이 붕괴하고 핵심 산업과 상품 보호의 중요성이 부각하면서 기업의 해외 이전 방지와 리쇼어링은 국가 산업정책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산업 안보와 일자리 문제로 리쇼어링이 예전보다 훨씬 더 절박해졌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 기업의 유턴 촉진책으로 그동안 금기시돼왔던 공장 총량제 등 수도권 입지규제의 완화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뭔가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게 한다. 지방으로의 기업 이전을 겨냥한 수도권 공장 규제가 오히려 해외 이전을 부추긴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막고 새로운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규제에 대한 사고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포기하거나 모든 규제를 분별없이 풀어서는 안 되겠지만 지방과 중앙이라는 경직된 이분법적 사고나 해외에는 없고 우리에게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곳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각종 장애물을 치워주는 것이 리쇼리어링 성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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