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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기자 "녹취록은 그냥 창작"…'검언유착' 규명 제자리

송고시간2020-05-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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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녹음파일 등 물증 확인 못해…휴대전화 이미 초기화

채널A [연합뉴스 자료사진]
채널A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채널A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나머지 진상규명은 온전히 검찰 몫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채널A 진상조사에서도 의혹의 핵심인 이모(35) 기자와 검찰 고위 간부의 통화 여부나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통화 녹음파일 등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실체가 미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자는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지모(55)씨에게 보여준 검찰 간부와 통화 녹취록을 날조했다고 진술했다. 조사위는 이 기자와 검찰 관계자의 통화 녹음파일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녹취록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기자와 검찰 간부의 통화 녹음파일은 이번 의혹을 규명할 핵심 물증으로 꼽혀 왔다. 녹취록에는 "양쪽(검찰과 언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 줄 수는 있어" 등 유착 의혹을 살 만한 언급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통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녹취록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기자는 녹취록에 대해 "100% 거짓"이라며 "그냥 창작이다. 고도의 뭘 요하는 것도 아니고 법조 출입 6개월 하면 5분이면 만드는 창작"이라고 진술했다.

이 기자는 3월22일 지씨에게 다른 통화내용을 들려주기도 했지만 녹음파일 등 당사자를 밝힐 물증은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이 기자는 사내 보고와 진상조사 과정에서 이 통화 당사자에 대한 진술을 두 차례 바꿨다.

이 기자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이달 들어 회사의 추가 조사를 거부하고 변호인을 통해 의견서를 냈다. "(조사위에) 사실과 전혀 다른 녹취록을 제시한 바 있고, 지씨의 요구로 6∼7초간 들려준 녹음은 검사장이 아닌 제3자의 목소리를 들려준 것이라는 최초 진술이 사실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채널A 사과
채널A 사과

[채널A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3월31일 MBC의 첫 보도 이후 난무하는 의혹을 확인할 객관적 물증은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오히려 이 기자가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하고 노트북을 포맷하는 등 증거를 이미 없앤 정황만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기자는 통화 상대를 숨기려고 '대리 녹음'을 구상하거나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며 회사에 허위보고를 했다.

채널A는 이 보고서를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검찰도 보고서를 넘겨받아 살펴볼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이 이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공개된 녹취록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어서 수사에 별다른 도움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오전부터 채널A 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끝에 일부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고 30일 새벽 철수했다. 기자들과 2박3일간 대치하면서도 압수수색 의사를 굽히지 않은 이유는 진상조사 작업 중이던 채널A 내부에 물증들이 집중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널A 측과 협의 끝에 수색 대신 임의제출 방식으로 일부 자료만 제출받는 데 그쳤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디지털 증거자료를 분석하면서 협박성 취재의 피해자 격인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등 관련자들을 조사해왔다. 이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는 물증이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됐고 이미 같은 혐의로 소속 언론사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돼 사실상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적 판단 정도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검찰 고위 간부가 이 기자와 수사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며 협박을 공모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는 두 달 가까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널A는 이 기자가 검찰 고위 간부와 친분 관계를 이용했다는 취재윤리 위반을 인정했을 뿐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만 했다.

조사위는 통화녹음 파일에 대해 "노트북과 2대의 휴대전화 외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에 공을 떠넘겼다. 검찰은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둘러싸고 불거진 다른 고소·고발 사건들도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보고서를 토대로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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