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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의도적 연휴' 끝낸 상파울루…봉쇄 완화-강화 놓고 고심

송고시간2020-05-26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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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들 조심스럽게 손님맞이 준비…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에 적응

주정부 "코로나19 사태 10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신중론에 힘 실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사회적 격리 완화해도 되지 않나?" "무슨 소리, 이제 시작일지 모르는데".

지난 3월 말부터 2개월째 사회적 격리가 계속되면서 브라질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보건 전문가들 간의 공방이다.

25일(현지시간)은 상파울루주와 상파울루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춰보려고 고심 끝에 만든 '의도적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상파울루시는 6월 20일 '가톨릭 성체일'과 11월 20일 '흑인 인권의 날'을 앞당기고 금요일과 주말을 합쳐 지난 20일부터 연휴를 만들었다. 여기에 상파울루주 공휴일인 7월 9일까지 앞당기면서 연휴는 6일간으로 늘어났다.

차량 통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파울루
차량 통행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파울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파울루시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대로에서 차량 통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의도적 연휴'는 당연히 차량과 주민 이동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상파울루주 정부는 7만명 이상 거주 도시 100여개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사회적 격리 참여율을 계산하고 있으며, 70%를 목표치로 설정하고 50%를 최저한도로 보고 있다.

50%를 오르내리던 참여율은 전날엔 55%까지 올라가면서 그런대로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국은 사회적 격리 완화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섣불리 격리를 완화했다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도시가 여럿 보고됐기 때문이다.

문 닫은 상파울루의 쇼핑센터
문 닫은 상파울루의 쇼핑센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코로나19로 지난 3월 말부터 상파울루시에 사회적 격리 조치가 내려지면서 쇼핑센터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대로는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지난 주말부터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것도 '코로나 한파'를 실감하게 했다.

브라질에서 '방카(banca)'로 불리는 거리매점을 운영하는 아르투르는 손님맞이를 위해 청소를 하면서도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직원이 가족 중에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출근하지 않아 혼자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평소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 매점을 열었지만, 오전 10시가 되도록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격리에도 필수업종으로 분류돼 영업은 계속했다는 그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다시 거리로 나올 때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상파울루의 거리매점 '방카'
상파울루의 거리매점 '방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코로나19로 주민 이동이 제한되면서 상파울루 시내 거리매점인 '방카'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언제쯤 정상화하나"
"언제쯤 정상화하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평소 직장인들로 붐비던 상파울루 시내 거리 음식점들이 '코로나19 한파'를 맞고 있다.

길 건너편의 유대인이 운영하는 유명 빵집은 그런대로 손님이 이어졌다. 물론 매장 안에서 영업은 할 수 없고 판매만 가능하다.

간식용 빵 몇 개를 주문하고 나서 매장 지배인인 레치시아에게 코로나19를 어떻게 견디고 있느냐고 묻자 "영업시간이 줄고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영업 형태가 달라지고 있고, 이것도 새로운 문화인 만큼 어렵더라도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적한 상파울루미술관
한적한 상파울루미술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거리예술가와 노점상, 관광객으로 붐비던 상파울루미술관(MASP) 주변이 한적하다. 사회적 격리 종료와 경제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가 예정돼 경찰 병력이 미술관 일대에 배치됐다.

상파울루의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상파울루미술관(MASP). 평소 거리예술가와 노점상, 관광객으로 붐비는 미술관 주변엔 경찰관들만 가득했다. 사회적 격리 종료와 경제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사회적 격리 조치가 길어지면서 주말이나 휴일마다 미술관 앞에 모여 시위를 시작한다. 이들의 시위에 맞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언제부턴가 상파울루의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상파울루주 정부는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주 정부 코로나19 긴급대응센터의 지마스 타데우 코마스 센터장은 "코로나19 비상상황이 최소한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적 격리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격리 완화는커녕 도시봉쇄(록다운)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발언이다.

상파울루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이날 한 공동묘지의 입구에 적힌 글을 소개했다. "지금 이곳에선 10분에 한 번씩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더 우울한 것은 이게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남미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한 가운데 남미에서 브라질의 확진자 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사망자 비중은 70%를 넘고 있다. 브라질의 확진자는 전날까지 36만여명에 달해 미국 다음으로 많고 사망자는 2만2천여명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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