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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보안법 강행 여론전…홍콩선 내부 갈등(종합)

송고시간2020-05-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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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검찰·법원·軍·홍콩 관료들, '홍콩보안법 강력 지지' 천명

홍콩 초대 행정장관도 지원사격…홍콩변호사협회는 "中, 법적 권한 없어"

보안법 제정에 반발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온 홍콩 시위대
보안법 제정에 반발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온 홍콩 시위대

(홍콩 AFP=연합뉴스)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24일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를 가득 메우고 있다. jsmoon@yna.co.kr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오는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안 표결을 앞두고 중국 사법기관과 군부, 홍콩의 법 집행 기관들이 전면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홍콩 초대 행정장관마저 지원 사격에 나서 홍콩보안법을 강력하게 옹호했지만, 홍콩변호사협회는 그 법정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홍콩보안법을 둘러싸고 홍콩 내부의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26일 중국 현지 매체와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과 최고인민법원은 전날 전인대 회의에서 이뤄진 업무 보고에서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을 결연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은 "각종 침입, 전복, 파괴, 폭력, 테러 등의 범죄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 사회 안정을 해치는 범죄에 대해 고도의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우 원장은 "국기와 국가(國歌), 국가 휘장을 모욕하는 범죄는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 홍콩 시위대의 오성홍기 훼손 등 반(反)중국 행위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 장쥔(張軍) 최고인민검찰원장도 "신장(新疆) 등에서 검찰기관이 테러 대응과 사회 안정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파룬궁(法輪功) 등 사교 조직의 범죄도 단호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양대 사법기관 수장이 이러한 방침을 천명한 것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담은 홍콩보안법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로 읽힌다.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존 리(李家超) 홍콩 보안장관과 경찰, 소방, 세관, 출입국관리, 교정 등 법 집행 분야 수장 6명도 전날 밤 홍콩의 질서 회복과 안정을 위해 홍콩보안법이 필요하며 이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리 장관은 성명에서 "지난 1년간 홍콩 거리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폭발물과 총기 사건, 테러리즘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가 만연했다"며 "홍콩보안법은 홍콩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사령원(사령관)인 천다오샹(陳道祥)도 "전인대에서 보고된 홍콩보안법 초안을 결연히 지지하겠다"면서 "전력을 다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대에 최루가스 쏘는 진압경찰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대에 최루가스 쏘는 진압경찰

(홍콩 AP=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24일 홍콩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이자 진압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쏘고 있다. ymarshal@yna.co.kr

퉁치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도 서구 반(反)중국 세력의 음모를 막기 위해 홍콩보안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퉁 전 장관은 전날 방송된 24분간의 대시민 연설에서 "우리는 더는 외국 세력이 홍콩 급진주의자들과 음모를 꾸며 중국의 주권과 권위, 홍콩 기본법의 정당성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은 지난 20여 년 동안 자체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는 데 실패한 결과 공공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경제적 이해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적대적 외국 기회주의자들의 손쉬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은 '스파이 천국'이라는 조롱마저 당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연방수사국(FBI), 영국 MI5 등과 같은 정보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퉁 전 장관은 "일부 홍콩인은 외국 세력과 결탁해 공개적으로 '독립'과 '자결'을 요구하고 홍콩 문제에 외국의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며 "더욱더 우려스러운 것은 서구의 반중국 세력이 진실을 왜곡하고 공개적으로 홍콩의 반중 급진주의자들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유를 억압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는 범민주 진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포를 조장하려는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친중파 진영의 이러한 공세에 맞서 홍콩변호사협회는 홍콩보안법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비판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홍콩변호사협회는 전날 성명에서 "중국 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한다면 이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등에 위배되는 여러 법적 문제점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인대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한 후 이를 홍콩 기본법 부칙 3조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홍콩변호사협회는 "홍콩 기본법 18조에 따르면 부칙 3조에 삽입될 수 있는 것은 외교, 국방 등 홍콩의 자치 영역 밖에 있는 것"이라며 "기본법 23조는 홍콩인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도록 규정한 만큼 전인대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중국 의회인 전인대를 통해 직접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홍콩변호사협회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자치에 간섭하지 않도록 규정한 기본법 22조를 어떻게 준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중국 정보기관이 홍콩에 세워질 경우 이들이 홍콩 법규에 따라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러한 여러 문제점을 들어 홍콩보안법 제정에 홍콩 시민들이 참여해 이를 논의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해 앞으로 홍콩 내부에서 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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