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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한국'…그리스는 어떻게 코로나19 전투에서 이겼나

송고시간2020-05-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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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약점 인식하고 1월부터 대응 준비…"조기에 신속·단호하게 대처"

봉쇄 완화로 다시 활기를 찾은 그리스의 거리 풍경. 2020.5.25. [AP=연합뉴스]

봉쇄 완화로 다시 활기를 찾은 그리스의 거리 풍경. 2020.5.25. [A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누적 확진자 2천892명, 사망 173명'

인구 1천만명 규모인 그리스의 27일(현지시간)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적표다.

인구수가 비슷한 벨기에가 누적 확진자 5만7천455명, 사망자 9천334명의 피해를 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양호한 수치다.

누적 확진자 규모가 20만명이 넘는 스페인·이탈리아와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도 그리스의 방역 성공 요인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실 그리스는 코로나19 전파 당시 유럽에서도 가장 바이러스에 취약한 국가로 꼽혔다.

10년 넘게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어 국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열악한 의료시스템, 정치적 불안정, 부패 등이 겹쳐 바이러스가 일단 유입되면 통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약점을 잘 아는 그리스 당국은 외부의 조언에 귀를 열었고, 대응은 신속했다.

그리스 정부의 전염병 자문관인 엘리아스 모시알로스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방역 성공 요인을 선제적이고 발 빠른 정부 대응으로 요약했다.

봉쇄 완화로 개방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2020.5.18. [AP=연합뉴스]

봉쇄 완화로 개방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2020.5.18. [AP=연합뉴스]

그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보고된 며칠 뒤인 지난 1월 초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리스 정부에 경계 수위를 높일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는 코로나19가 일반적인 독감에 더 가깝다고 보고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던 당시 그리스는 대응 매뉴얼을 하나씩 점검해 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던 2월 중순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 주재로 긴급 내각회의를 열어 단계별 대응 조처를 확정했고, 같은 달 27일 첫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이후 연중 최대 축제인 카니발 취소, 전국 모든 학교 휴교령, 음식점·술집·카페 등 폐쇄, 외출금지령 등의 조처가 차례로 발효됐다. 외국에서 오는 사람은 자국민·외국인을 불문하고 14일간의 의무 격리 지침을 따라야 했다.

전국에 560개에 불과하던 중환자 병상 수도 1천개까지 끌어올렸다.

유럽 전역에서 바이러스 피해의 진원지가 된 노인요양시설에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고강도 방역 지침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도 주효했다.

모시알로스 교수는 "그리스 정부가 자신의 약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조기에 단호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며 "한발 빨리 움직였기에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짚었다.

그리스 정부는 바이러스의 위협 수위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고 이달 초부터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내달 15일부터는 바이러스 감염률이 낮은 유럽 일부 국가의 관광객 입국도 허용할 방침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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