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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이 안좋아서…" 참여재판 놓고 고민하는 법원(종합)

송고시간2020-05-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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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법정 방역 실시
서울중앙지법 법정 방역 실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국민참여재판을 둘러싼 법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창형 부장판사)는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교수 A씨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A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죄를 가리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재판부는 난색을 표했다.

주춤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상황에서 법정에 많은 인원을 불러모으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물론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더 걱정스러운 건 국민참여재판을 하려면 법정에 수십명의 배심원 후보를 불러 추첨을 해야 한다는 거다. 지금 다시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져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같은 날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가수 고(故) 김광석 씨 부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고발뉴스 기자 이상호 씨 사건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데 코로나19를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발열체크는 꼼꼼하게
발열체크는 꼼꼼하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조계는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개시 결정에 코로나19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해당 사건의 쟁점 다툼이 치열할 경우 재판을 하루 만에 끝내기 어렵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수차례 법정에 부르게 될 경우 자칫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지난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휴정기를 가졌고 이례적으로 원격영상재판도 일부 진행하는 등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이달 15일에는 서울구치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의 모든 법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법은 누구든 원할 경우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도, 재판부의 배제결정 사유에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둬 법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의 이유로 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국민참여재판 개시 결정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은 법원 내부에서도 미세하게 엇갈린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코로나를 꼭 배제조항의 '그 밖의 적절하지 않은 이유'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통 배제 결정은 외부적 환경이 아니라 사건의 성격을 위주로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판사는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찾아온 만큼, 향후에는 이 같은 전염병도 배제 결정 사유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의 고민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해당 재판부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B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달 중순 국민참여재판을 열기로 했다가 코로나19 확산세가 재차 강해지자 기일을 7월로 연기했다.

한편 코로나19를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나 다른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코로나19를 너무 편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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