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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물 사용량 4분의 1… 막힘·소음·비산 3無

송고시간2020-05-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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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절수 양변기 'EBAS' 개발한 여명테크

편집자 주(註) _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start-up)이 맘 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환경 조성은 국가의 미래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엔젤투자협회(회장 고영하)의 추천을 받아 매달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현돈 여명테크 대표
현돈 여명테크 대표

막히지 않고 위생적인 초절수·친환경·저소음 양변기 ‘EBAS’를 개발한 현돈 여명테크 대표. [촬영 김영대]

가정집에선 물을 언제 가장 많이 쓸까? 보통 샤워나 세탁으로 짐작하지만, 정답은 양변기다. 샤워가 16%, 세탁이 20%인 데 비해 양변기는 25%나 차지한다. 일반 양변기 하나의 물 소비량은 하루 평균 56L에 달한다. 매번 10~13L의 물이 쓸려 내려가서다.

반면 여명테크가 개발한 초절수 양변기 'EBAS'는 1회 물 사용량이 3.5L에 불과하다. 기존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마트가 22억 원을 들여 전국 지점의 양변기를 EBAS로 교체한 결과, 11개월간 수도요금이 25억 원 절감됐다. 1년도 안 걸려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남은 셈이다.

현돈 여명테크 대표는 "가정집에서도 연 6만~7만 원의 수도요금이 절약된다"며 "가격도 일반 양변기 수준이라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초절수 양변기 EBAS
초절수 양변기 EBAS

EBAS 원피스형 대변기 ‘YMF-002’. [여명테크 제공]

◇사이펀처럼 깔끔… 워시다운처럼 경제적

국내 양변기는 사이펀(진공) 방식이다. 탱크에서 물이 흘러내려 S자형 트랩(배출관)이 꽉 차면, 사이펀 현상이 발생해 오물을 강한 힘으로 빨아들여 배출한다. 세척력이 강해 식단이 야채 위주라 변이 가벼운 동양인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물 사용량이 많은 게 흠이다.

미국·유럽 양변기는 워시다운 방식이다. U자형 트랩인데 단순히 물의 낙하 에너지로 밀어내는 구조다. 식단이 고기 위주라 변이 무거운 서양인에게 적합하다. 물을 적게 쓰지만, 세척력이 약해 자주 더러워지는 게 단점이다.

여명테크 EBAS는 중력 가변식 트랩 구조다. 평상시엔 트랩이 위를 향해 굽어 있다. 레버를 내려 트랩 상단의 가동포켓에 물이 차면, 무거워진 트랩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꺾이면서 오물이 일시에 배출된다. 물레방아가 동력 없이 물의 무게만으로 회전하는 원리와 같다.

현돈 대표는 "사이펀 방식은 진공상태를 만드는 데 3~4L의 물을 쓰지만, EBAS는 불과 200cc만으로 트랩을 넘어뜨린다"며 "일본 파나소닉도 가변식 트랩 양변기를 만들었지만 중력이 아닌 모터를 이용하는 한수 낮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초절수 양변기 EBAS 작동원리
초절수 양변기 EBAS 작동원리

[여명테크 제공]

◇불편하지 않은 물 절약… 조용하면서 위생적

이전에도 절수 양변기는 나왔지만 널리 쓰이지 않는다. 환경부가 정한 1회 물 사용량 6L를 맞추느라 배관 구경을 줄이는 바람에 자주 막혀서다.

EBAS는 '막히지 않는 양변기'로 유명하다. 배관 구경이 절수형은 45mm, 일반형은 53mm에 불과하지만, EBAS는 무려 70mm다. 넓이로 따지면 절수형의 2.5배다.

2016년 서울교통공사가 천호역과 마들역 화장실에서 45일간 시험한 결과, 막힘 건수가 종전 35.5회에서 1.6회로 대폭 감소했다. 현돈 대표는 "휴지를 20m가량 끊어서 막 쑤셔 넣어도 안 막힌다"며 "거름판이 대형 이물질을 차단하고, 혹시 배관이 상해도 양변기 교체 없이 배관만 바꿔주면 된다"고 말했다.

소음이 거의 없다는 점도 EBAS의 차별성이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측정 결과, 도서관 소음과 비슷한 44.8dB을 기록했다. 문밖에선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일반 양변기는 70~80dB로 지하철 소음에 맞먹는다.

같은 기관에서 측정한 위생 실험에서도 EBAS는 물을 내릴 때 오염물질이 바깥으로 튀어 오르는 비산(飛散)현상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현돈 대표는 "절수와 절전은 귀찮고 불편하다는 선입견이 있다"며 "여명테크는 '사용자가 편안한 절약'을 연구하고, 그러면서 소음과 위생도 잡는 친환경 기술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인증, 내구성 검증 이후 판매 '날개'

EBAS는 2016년 출시됐지만 처음부터 날개 돋친 듯 팔리진 않았다. 환경부 장관상과 장영실상까지 받았지만 '설마 그렇게 완벽한 제품이 있겠느냐'며 믿지 않아서다.

인식이 달라진 계기는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의 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 획득이었다. NEP는 최고 등급의 국가 인증으로 절수형 양변기 중에는 EBAS가 유일하다. 같은 해 한국공학한림원의 '올해의 15대 기술'에 뽑히기도 했다.

내구성 의심도 걷혔다. 중흥건설이 6개월에 걸쳐 이곳저곳에서 꼼꼼히 시험한 결과, 단점을 찾을 수 없었다. 중흥건설은 모델하우스마다 EBAS를 설치해 초절수·친환경·저소음 양변기로 소개하고 있다.

이후 판매량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4대 대형마트가 EBAS로 전량 교체했고 서울대와 연세대, CGV와 메가박스, 에버랜드와 신세계백화점, 고속도로 휴게소, 울산시청과 춘천시청 등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현돈 대표는 "작년 매출이 30억 원이었고 올해는 100억 원을 예상한다"며 "호주 업체와 수출계약을 맺었고 중국과 베트남 진출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여명테크는 앉기만 해도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지능형 양변기를 KT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절수를 넘어 화장실 문화를 선도하는 게 목표라서다.

현 대표는 "다른 회사는 요업이나 유통 인력이 많지만 우리는 토목·건축·기술 전문가들이 모인 엔지니어 팀에 가깝다"며 "그래서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시선으로 관리와 사용이 편한 화장실, 건강을 챙겨주는 화장실을 추구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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