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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도로에 쓰러진 행인 치어 숨지게 했다면 처벌은

송고시간2020-06-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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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교통법규 지켰고 발견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무죄"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겨울철 깜깜한 새벽에 신호를 잘 지키면서 차를 몰던 중 도로에 쓰러져 있던 행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치어 숨지게 했다면 운전자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법원은 "교통 법규를 준수했고 바닥에 쓰러진 행인이 잘 보이는 않는 상황이었다면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21일 오전 5시 45분께 경기 의정부시 내 한 도로에서 A(75)씨가 건널목을 지나다가 1t 화물트럭 적재함에 부딪혀 쓰러졌다.

이 트럭은 사고 후 조치 없이 그대로 갔다.

약 30초 뒤 A씨는 SUV 승용차에 다시 치였고 주변의 신고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다발성 외상 등으로 결국 숨졌다.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검찰은 SUV 승용차 운전자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조사 결과 B씨는 당시 신호 등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자신의 차를 운전했다.

그러다 건널목 바닥에 쓰러진 A씨를 발견, 급하게 핸들을 꺾고 차를 멈췄지만 이미 늦었다.

A씨는 어두운색 계열의 상의와 하의를 입고 있었다. 더욱이 주변 주유소와 가로등 불빛이 시야를 분산시켰고 오히려 A씨의 옷에 반사돼 건널목과 A씨가 구별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검찰은 "B씨가 운전 중 전방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과실로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강지현 판사는 "피고인의 과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 2초 전에야 피해자가 확인되는데,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예상하고 유심히 살핀 결과"라며 "도로에 행인이 쓰러져 있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바닥까지 살피면서 운전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사정도 드러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과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만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A씨를 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트럭 운전자 C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적색 신호에 건넜고 피고인이 사고를 명확히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에게 용서받은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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