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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달린 SBS 새 지주사 체제…'증손회사' 해소 발등에 불

송고시간2020-06-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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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재허가권 쥐고 고삐…TY와 SBS미디어 합병 등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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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연말 방송 사업 재허가 심사를 고리로 SBS 대주주 태영건설이 추진해온 SBS 새 지주회사 체제를 조건부 승인했다.

태영건설과 SBS는 예상보다 이른 6개월 안에 '증손회사'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노조)에서는 해당 기간 사측을 향한 비판의 고삐를 더 죌 것으로 보인다.

◇ 시한 못 박은 조건부 승인…증손회사 처리 등 시급

방통위는 1일 SBS 최다액출자자 변경계획(SBS미디어홀딩스→티와이(TY)홀딩스)을 승인하면서 TY홀딩스에 독립성 관련 정관을 반영해 소유와 경영 분리를 준수할 것, SBS 자회사 체제를 개편해 공정거래법에 부합하게 할 것을 전제했다.

방통위는 SBS가 2004년 재허가 당시 대주주 변경을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낸 점을 고려, 이번 인적분할이 사전 심의 대상이라고 판단했으나 방통위에 현실적으로 법적인 강제성은 없기에 승인이 예상됐다.

그러나 방통위는 연말 재허가권을 활용, 태영건설과 SBS가 사실상 6개월 이내에 해당 조건들을 갖춰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SBS 방송 사업 재허가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재허가를 위해서는 이달 30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므로 태영건설과 SBS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공정거래법 저촉 부분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이슈가 됐다. TY홀딩스를 설립하면 이 법에 따라 SBS가 미디어렙을 비롯한 12개 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데, 미디어렙은 최대 주주가 40% 이상을 소유할 수 없어 법적 충돌이 생긴다.

TY홀딩스 설립 후에는 SBS미디어홀딩스 산하 모든 계열사의 구조조정과 지분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노조의 반발도 이에서 비롯했다. 기존에 이미 SBS가 태영건설의 손자회사 격인데, 대주주가 SBS미디어홀딩스에서 TY홀딩스로 변경되면 '증손회사' 뻘이 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언론계에서는 TY홀딩스와 SBS미디어홀딩스를 합병해 SBS를 자회사로 둬 증손회사 100% 지배 의무에서 벗어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SBS미디어홀딩스와 SBS를 합병해도 같은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이 같은 개편은 SBS 지배구조를 SBS미디어홀딩스 체제 이전으로 회귀시키는 꼴이라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이 깨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에 소유와 경영 분리를 골자로 하는 약속을 받아내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또 방송법은 자본의 여론 독점을 막고자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기업이 지상파 방송사 지분 10%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데,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의 자산이 연말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태영건설 측은 분양 실적에 따라 매출 등락이 크기에 자산규모가 당장 10조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에서는 태영건설이 자산 증식 후 SBS를 결국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지속해서 제기해왔고 이러한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방통위 재허가 방향 제시" 의견도…노사갈등 공은 태영으로

언론계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법적인 권한이 없음에도 재허가권을 적절하게 활용해 SBS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통화에서 "방통위는 재허가 심사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볼지 방향을 제시한 것 같다"며 "대주주의 경영권이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차원에서 뭔가를 하다가 SBS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결국 이 문제는 태영건설의 계획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태영건설로서는 해소해야 할 문제들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다"며 "이중지주회사 체제 해소를 위한 합병이나 출자금 증액 등이 문제 해소 방안으로 전망되는데 그 과정에서 SBS 구성원과의 협의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지상파인 SBS 공익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성원과 협의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한편,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SBS와 태영건설, 그리고 노조 간 갈등도 재허가 국면에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은 태영건설 측으로 넘어갔다.

SBS와 태영건설은 이날 방통위 결정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TY홀딩스 승인 불허를 외쳤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라고 방통위를 비판했다.

이어 "언뜻 보기엔 방통위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측에 부과한 조건은 그동안 노동조합과 시민사회가 제기해 온 TY홀딩스 전환에 대한 우려를 상당 폭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윤 회장이 제출했다는 각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대주주가 불성실한 태도로 SBS를 불확실성에 노출시킨다면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 방통위 책임은 이번 승인으로 훨씬 더 무거워졌다"며 "윤 회장도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구성원들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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