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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식량대란] ② 냉해피해에 일손부족 겹쳐…농촌현장 '아우성'

송고시간2020-06-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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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현상 농작물 냉해… 코로나로 외국인력 지원 못받아 '악전고투'

보리·감자·옥수수·배·사과·녹차 영농차질…가을 생산량 절대부족 우려

모내기 '한창'
모내기 '한창'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외국인 인력을 지원받지 못해 정말 힘들어요. 얼마나 일손이 달리면 아들, 딸에 며느리, 사위까지 소집하겠어요."

전북 김제시 진봉면 너른 호남평야 7만9천㎡에 쌀, 보리농사를 짓는 박종주(64) 씨는 요즘 마음이 급하다.

모내기 마무리에다 보리 수확을 얼른 끝내고 2모작까지 해야 하는데 일손이 없기 때문이다.

예년에는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도움을 받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울상을 짓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1명이라도 구해보려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허사였고 결국엔 도심에 거주하는 가족들에게 'SOS'를 치는 상황까지 왔다.

아들, 딸, 며느리까지 동원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일해도 속도가 나지 않아 답답할 지경이다.

박씨는 "요즘 허리 한번 펼 시간도 없어 죽을 맛"이라면서 "하루 일을 마칠 때쯤엔 다음날 일손은 어떻게 구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토로했다.

보리밭 태우는 농촌
보리밭 태우는 농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손 부족에 이은 '냉해 피해'는 그야말로 농가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박씨의 농지 3천900㎡를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보리 40㎏ 70포대를 수확했지만, 올해는 40포대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삭이 여물기도 전 냉해로 보리 수염이 갈색으로 변한 데다 쭉정이도 다수였다.

올봄 이상고온으로 개화 시기가 빨라진 이후 4∼5월에 꽃샘추위가 갑자기 불어닥친 탓이다.

냉해로 시름을 앓는 농가는 전국에 부지기수다.

국내 최대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의 과수 농가들도 사상 최악의 냉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배 열매를 솎아내는 이른바 '적과 작업'을 해도 부족할 판에 아예 달린 열매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착과(着果) 불량인 배가 속출했다.

나주 전체 농가의 81.8%인 1천792개 농가에서 모두 1천692ha가 냉해 피해를 봤다.

봄철 이상저온에 냉해 피해
봄철 이상저온에 냉해 피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과와 녹차 재배 농가도 울상이다.

사과 주산지인 경남 거창군의 사과 재배면적 절반 이상이 냉해를 입어 올해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개화기인 지난 4월 6∼9일 영하 6도 이하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사과꽃이 얼고 암술과 수술이 까맣게 변하는 냉해를 입었다.

냉해를 입으면 사과꽃 수정이 안 돼 과실이 제대로 열리지 않고, 열린다 해도 상품성이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한다.

군내 전체 재배면적 1천854㏊ 가운데 60% 정도가 냉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 4만1천100여t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거창군은 예상했다.

냉해로 작업량이 크게 줄어든 탓에 오히려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농민들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상황에 쓴 웃음을 짓고 있다고 현지 농업인들은 전했다.

충북에서는 옥수수 재배지 339.7㏊, 감자 119.9㏊, 고구마 30.4㏊가, 강원에서도 역시 감자 80.7㏊a와 옥수수15.2㏊가 냉해 피해를 입어 농가의 근심이 커졌다.

녹차 주산지인 경남 하동군과 전남 보성군의 녹차 재배 농가들 역시 새잎이 냉해를 입어 갈색으로 변하는 피해를 봤다.

하동군의 경우 고급 녹차 한 종류인 '우전'을 재배하는 농가의 80%가 이런 상황이다.

이는 하동군 전체 녹차 농가의 20%에 해당한다.

다행히 제주도의 경우 5월 초 서귀포시 남원 지역 감귤밭에 서리 피해가 발생하긴 했으나 수확량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제주도 녹차밭.
제주도 녹차밭.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 사태로 하반기 수확 철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품목별로 철저히 관리해 피해 확산을 방지하자고 조언한다.

고창호 농촌진흥청 재해 대응과 농촌지도사는 "대체로 주요 농작물들이 이상 저온 피해를 입었지만 과수 작목의 경우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가 매년 7∼8월인 만큼 지금부터 영양분을 적절하게 주는 등 수목 관리를 잘 해주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은호 경남도 사과이용연구소 연구관도 "사과의 경우, 특히 수세(나무가 자라나는 기세나 상태) 관리가 중요한데 나뭇가지를 아래쪽으로 자라도록 하고 줄기 일부를 벗겨 양분 이동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세를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형일 지성호 박지호 임채두 기자)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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