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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영장 기각에 부산성폭력상담소 "힘있고 돈 있으면…"(종합)

송고시간2020-06-0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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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성인지 감수성 부족 지적…"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까 두려워"

여성·시민 단체도 발끈 "권력형 성범죄는 지독한 범죄"

구속영장 기각된 오거돈
구속영장 기각된 오거돈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산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20.6.2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손형주 기자 = 성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2일 기각되자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가 강하게 반발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주축으로 한 전국 200여개 여성·시민 단체 연합체인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재판부의 성 인지 감수성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던가"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에 대해서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피해자는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2차 가해로 괴로워하고 있고 언제 다시 자신의 근무 장소로 안전하게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피해자는 아직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가해자만 구속이 기각된 채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데 법원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대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불구속 재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로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밝혔듯이 가해자는 '법적 처벌을 받는 명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가해자가 사퇴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미친 사회적 파장은 너무나도 크다. 고위공직자일수록 더욱 엄중하게 죄를 다스려 공권력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법원은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여성계와 시민단체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영장 기각은 법원의 성 인지 감수성 부족과 경찰 수사의 부실함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연구원 사무처장도 "'공인'이고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 생각하는데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상당한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정치인이라 더 엄벌 받아야 할 부분을 집권당의 출신 인사라는 점 때문에 빗겨 나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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