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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명창 "소리의 길은 끝이 없어…다시 태어나도 소리할 것"

송고시간2020-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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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 국립극장서 '수궁가' 완창무대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수궁가에서 육지로 가려는 별주부를 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별주부 모친의 소리가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저린 대목이에요. 수궁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합니다."

명창 김수연(73)은 판소리 '수궁가'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장면을 물어보자 이렇게 답했다. 오는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수궁가'를 선보이는 그를 최근 전화로 만났다.

김수연 명창
김수연 명창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수궁가'는 전승되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에서 유일하게 우화적인 작품이다.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토끼와 별주부 자라의 이야기를 담았다. 목숨을 걸고 토끼를 만나러 가는 별주부의 충절, 용왕을 비롯한 수궁 사람들을 기가 막히게 속이는 토끼의 기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지만 부르기는 쉽지 않다. 왕과 신하들이 등장해 진지하고 격렬한 소리가 이어진다.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가장 격렬한 작품은 '적벽가'인데, 수궁가는 '소적벽가'(小赤壁歌)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만큼 남성적이고 격렬한 소리가 많다는 뜻이다.

"수궁가를 소적벽가라고 하잖아요. 보통 여성들이 춘향가, 흥부가, 심청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소리가 부드럽거든요. 하지만 수궁가만 해도 남성들이 많이 하는 곡입니다. 소리가 격렬해 여성이 완창하기가 쉽지 않아요."

김수연 명창
김수연 명창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 명창이 이번에 선보이는 건 수궁가의 여러 유파 가운데 미산제 수궁가다. 미산(眉山) 박초월(1917~1983)이 정리한 판소리다. 미산제 수궁가는 서민적인 정서와 자연스러운 소리가 특히 잘 녹아 있다. 김 명창은 박초월에게서 수궁가를 직접 배웠다.

"미산제 수궁가는 여자들이 부르기에 조금 편한 부분이 있어요. 기존 수궁가보다 소리가 좀 더 부드러운 편이죠."

그는 '수궁가'의 주제를 충(忠)이라고 설명했다. 흥부가가 형제의 우애, 춘향가가 정절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라면 수궁가는 국가에 대한 충절이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들어야 할 곡"이라고 했다.

김수연 명창
김수연 명창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수연은 고향 군산에서 어린 시절 판소리를 접했다. 이사한 동네에 국악학원이 있었는데, 그 근처에서 놀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의 어린아이였지만 학원에서 들려오는 장구 소리가 자꾸 귀를 자극했다고 한다. 언니 오빠들이 배우는 판소리 자락을 듣고, 저도 모르게 신명이나 따라 했는데, 그 소리를 우연히 국악학원 선생이 듣고, 김 명창의 부모님을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학원 선생님이 소리가 예쁘다면서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얘는 꼭 소리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부모님은 마뜩잖아했지만, 결국 허락했고, 그때부터 학원에서 소리를 배웠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소리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박초월, 성우향 등 당대의 명창을 사사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78년 남원춘향제 명창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89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1992년 KBS국악대경연 대상 등 최고 권위의 판소리 대회에서 수상하며 명창 반열에 올랐다.

그는 "판소리와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소리를 완성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하지만 소리의 길은 끝이 없다고 한다. 완창하는데 2시간 30분에 달하는 '수궁가'를 이제는 쉬지 않고는 하기 어려운 나이에 도달했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시절 못지않다.

"명창이라는 말을 듣고, 이제 어느 정도 소리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만, 무대가 끝나고 나면 여전히 아쉬워요. 여섯살에 소리를 시작했으니까 70년 가까이 소리만을 했는데도 그래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소리의 길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나도 소리를 할 겁니다."

김수연 명창
김수연 명창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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