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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북전단 문제 삼으며 '최악 사태' 압박…정부는 '딜레마'

송고시간2020-06-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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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남북관계 중대변수로 재부상…북, 연락사무소 폐쇄·군사합의 파기 거론

'표현의 자유'에 금지 어려워…주민 보호 명분으로 경찰력 동원해 제지 가능성

탈북민단체, '김정은 규탄' 대북전단 살포
탈북민단체, '김정은 규탄' 대북전단 살포

(서울=연합뉴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5월 31일 김포시 월곶리 성동리에서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정래원 기자 =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남측에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라고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남북관계의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

정부는 정체된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이에 호응하기는커녕 대북 전단 문제를 앞세워 남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대변인 격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와 남북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등을 거론했다.

개성공단이야 운영이 중단된 지 오래지만, 남북연락사무소와 남북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최대 성과로 자부하고 있어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탈북민을 중심으로 한 일부 단체가 북쪽을 향해 살포하는 대북 전단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어 북한은 그동안에도 '최고 존엄'에 대한 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최악의 사태'까지 경고하고 나서 그렇지 않아도 정체된 남북관계에 악재가 더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전달 살포 중지'는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남북 정상 간 합의 사항이라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2조 1항에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북전단은 그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수·진보 정권 가릴 것 없이 정부가 나서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딜레마로 여겨져 왔다.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막아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여서 억지로 금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전달 살포가)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는 미명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 당국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보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그러면서 법을 만들어 전달 살포를 막으라고 요구했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도 이른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위헌 논란이 불가피하고 보수와 진보 간 현격한 입장차를 가지는 사안이어서 통과도 쉽지 않다.

지난 2018년 대북전단 살포시 미리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다만, 예고하고 진행되는 공개적인 대북전달 살포는 남측 주민 보호를 위해 경찰이 나서서 제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4년 10월 북한이 한 탈북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하고 이에 군이 응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돼 접경 지역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현행법상 전단 살포를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만 경찰집무집행법 등 사회안전 관련법들을 통해 자제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비공개로 사전예고 없이 전단을 살포하는 경우는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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