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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방호복 내세운 연쇄 사기에 건실 중소업체 '휘청'

송고시간2020-06-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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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화장품업체 자회사 대표' 사칭한 이에게 수억원 피해…경찰 수사중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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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윤우성 기자 = 서울의 한 중소 유통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마스크와 의료용 방호복을 내세운 수억원대 사기에 휘말려 주저앉을 위기에 놓였다.

이 업체는 규모가 작기는 하나 지난 수년간 수십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렸고, 2018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글로벌 강소기업'에도 뽑힐 만큼 건실하게 운영돼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전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기 피해를 당해 회사 업무가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유명 화장품업체의 자회사 대표를 사칭한 A씨와 모 방호복 제조업체 실소유주 B씨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2월 초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을 당시 미국에서 3M사의 N95급 마스크를 수입해 유통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A씨는 영등포구에 있는 한 유명 화장품업체 사옥 한편에 사무실을 얻은 뒤 모회사를 등에 업고 마스크 수천만장을 유통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

송파구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던 C씨는 평소 거래하던 중국 바이어가 중국 의료진에게 기부할 마스크를 구매할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마스크 확보에 나섰다. 그런 차에 A씨 회사가 마스크 유통사업을 홍보하자 접촉한 것이 화근이었다.

C씨는 중국 바이어에게서 계약금을 받아 A씨로부터 마스크 35만장을 구매하기로 하고 5억원을 건넸다. 그러나 약속한 기한을 넘긴 3월 초까지도 마스크는 공급되지 않았다. 제때 제품 확보에 실패한 C씨는 하는 수 없이 계약금 5억원을 회삿돈으로 충당해 중국 바이어에게 돌려줬다.

이후 C씨는 A씨에게 항의하며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A씨는 절반인 2억5천만원만 내놓으며 "나머지는 대구의 한 방호복 제조업체에 투자된 상태라 당장 돌려주기 어렵다"고 했다.

C씨는 해당 제조업체 실소유주인 B씨 등을 찾아 피해금 회수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도 피해금인지 모르고 투자받아 이미 원단 공급계약을 하는 데 써버렸다"며 되레 C씨에게 손을 벌렸다.

30억원에 달하는 원단 계약금을 완납하지 못해 방호복 생산이 늦어지는 상황인데, C씨가 계약금 문제 해결을 도와주면 생산을 앞당겨 얻은 수익금으로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는 얘기였다.

C씨는 이들의 말을 믿고 지난 4월 초까지 2억7천여만원을 B씨 측에 건넸다. 지인인 서울의 다른 업체 대표가 B씨의 업체에 9억원을 투자하도록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약속도 거짓이었다. B씨 등은 C씨에게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C씨는 "A씨와 B씨 등은 서로에게 돈을 받아내라며 책임을 전가하다가 이제는 연락도 받지 않고 사무실로 찾아가도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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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대응을 준비하던 C씨는 A씨가 지난 2월께부터 자신 외에도 최소 3명을 상대로 마스크나 방호복을 대량 판매할 것처럼 속여 15억원 이상을 가로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가 내세우던 유명 화장품업체의 관계사 중에는 A씨의 회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문제의 회사는 지난해 12월 설립됐고, 설립 이후 별다른 거래 실적도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라고 주장했으나 업체 등기부등본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이 회사의 등기부상 대표였던 D씨는 "나는 (사기) 내용은 잘 모르고 A씨가 주도해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지난 5월 말 이 회사의 대표직을 사임했고, 해당 업체는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C씨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지난 4∼5월 두 차례에 걸쳐 A씨와 B씨 등을 사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경찰은 기초 수사를 마치고 조만간 피의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C씨는 "회사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중소업체로서는 거액의 자금을 사기당해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며 "개인적으로 여기저기서 대출받아 직원 5명에게 겨우 월급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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