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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내려다본다' 자랑하더니…아베 외교 꼬였다

송고시간2020-06-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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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빈 방일 보류…러일협상·납북자 문제 정체

한일관계는 수교 후 최악…코로나 확산에 외교활동 제약

2016년 9월 4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근처에서 이동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년 9월 4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근처에서 이동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주요국 외교 구상이 줄줄이 뒤틀리고 있다.

우선 아베 총리가 공을 들여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복수의 일본 언론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연내에 실현되기 어렵다고 6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일은 애초 올해 4월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다.

최근에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등 중국의 홍콩 정책이 일본 내에서 강하게 비판받으면서 시 주석을 국빈으로 초청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아울러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놓고 중일 양국의 신경전이 빈발하면서 일본 우파를 중심으로 국빈 초청 계획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상황에 접어든 가운데 일본 정부가 주요 이슈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옹호해 시 주석의 국빈 방일 성사 가능성은 갈수록 작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11월 17일 베트남 다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양국 정상회담장에 들어가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11월 17일 베트남 다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양국 정상회담장에 들어가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케이(産經)신문은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이 "내년 이후에도 무기한 연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사실상 백지가 될 공산이 크다"고 6일 전망했다.

시 주석의 일본 방문 보류에 따라 아베 총리가 중일 관계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의 국빈 방일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새로 규정할 역사적인 다섯번째 정치문서(제5의 정치문서)를 발표해 정치적 유산으로 삼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러일 관계도 잘 풀리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러시아 외교에서 역점을 둔 것은 영유권 분쟁지역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와의 전후 처리를 포함하는 러일평화조약 체결이다.

그는 애초 지난달 초 예정됐던 러시아의 대(對)독일 전쟁 승리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기회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러일평화조약 협상을 진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기념식은 코로나19로 연기됐고 이달 24일로 일정이 다시 잡혔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가 러시아 방문을 보류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애초 6월 하순 개최 예정이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러시아 측이 옛 소련 국가 인사를 중심으로 초청 대상을 축소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온 바 있다.

G7 정상회의는 9월 무렵으로 연기된 상태다.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 연기설이 나오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양국 간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2013년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로부터 납치 문제에 관한 서명 목록을 전달받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로부터 납치 문제에 관한 서명 목록을 전달받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총리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해 온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발언했으나 북한이 상대하지 않고 있다.

아베 정권은 앞서 북한과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약속했다며 스톡홀름 합의(2014년 5월)를 전격적으로 발표해 이목을 끌었으나 거기서 한발도 나가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이 김 위원장과 모두 정상회담을 했으나 아베 총리는 하지 못했다.

납북 일본인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부친인 요코타 시게루(橫田滋) 씨가 5일 사망하면서 납치 문제의 답보 상태가 부각하는 양상이다.

아베 총리는 "시게루 씨가 (부인) 사키에(早紀江) 씨와 함께 그 손으로 메구미 씨를 껴안는 것이 가능한 날이 오도록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날까지 모든 힘을 다했지만, 아직도 실현하지 못한 것은 총리로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 슬프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2019년 6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6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일 관계는 징용 판결을 둘러싼 갈등으로 수교 후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대응 미숙, 검사장 마작 스캔들 등 국내 이슈로 지지율이 급락한 아베 총리가 성과를 내세울 만한 외교 이벤트가 당장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지구본 부감(높은 곳에서 내려다봄)한다'는 수사를 사용하며 여론의 관심을 국내 정치에서 돌리는 재료로 외교 정책을 곧잘 활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외국 방문이 쉽지 않아 당분간 이런 전략이 잘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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