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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북전단 금지할 현행법 있다?(종합)

송고시간2020-06-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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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법이 없는 게 아니다" 언급후 통일부, 교류협력법 위반 적용

'대북반출시 승인 필수' 적용…"대북전단과 교류협력법, 결 다르다" 지적도

경찰직무집행법과 함께 항공안전법 주목…'풍선도 비행장치냐' 해석 관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모습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모습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모습. 2020.6.4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임순현 기자 = 북한이 북한인권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통신연락 채널을 단절한 뒤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고발한다고 밝힘에 따라 실정법상 어떤 죄목을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통일부는 10일 대북 전단 및 페트병 살포 활동을 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한다면서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이 법 제 13조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와 여당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여당 중진 의원이 현행법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 지 이틀 만에 통일부가 현행법 적용 카드를 빼 든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할 현행법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듯한 통일부의 태도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법이 없는 게 아니다. 관료의 의지부족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가 밝힌 대로 남북교류협력법 13조는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단 외에도 쌀, 이동식저장장치(USB), 달러화, 라디오 등을 북한으로 보내면서 통일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게 통일부가 지적한 전단 살포 단체들의 위법사항이다.

다만 대북전단 등의 살포를 남북교류협력법 상의 '물품 반출 행위'로 볼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교류협력법 제2조는 "반출ㆍ반입이란 매매, 교환, 임대차, 사용대차, 증여, 사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남한과 북한 간의 물품 등의 이동"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류협력법 제1조가 규정한 이 법의 목적은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과 그 이북지역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돼 있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려고 보내는 대북 전단에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정부 때도 대북전단이 남북관계의 악재로 부상했을 때 교류협력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했으나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전달될지 장담도 할 수 없는 수단으로 대북 전단을 보내면서 교류협력법상의 승인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등에 따라 적용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단살포 단체가 정부에 반출 승인을 신청하려고 해도 '수신자'를 적시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대북전단 살포에 적용할 수 있는 현행법으로는 '항공안전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이 거론된다.

이중 경찰관직무집행법이 그동안 자주 언급됐지만 '주민안전 위해' 판단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지적돼 왔기에 최근에는 풍선이라는 비행장치를 활용한 전단 살포행위 자체에 적용할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항공안전법이 관심을 끈다.

이 법 122조는 무게가 12㎏을 초과하는 '초경량비행장치'를 소유하거나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비행장치의 종류와 용도, 소유자의 성명 등을 미리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무게가 12㎏ 이하인 경우에는 별도의 신고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신고대상 여부와 상관없이 법 127조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한 '비행제한공역'에서 사용하기 위해선 사전에 '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휴전선 인근 군사지역과 고도 150m 초과 공역에서는 신고대상 여부와 상관없이 국방부 등의 허가를 받아야 비행 장치를 띄울 수 있는 것이다.

서울지방항공청 항공안전과 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항공안전법상 초경량비행장치는 무게가 12㎏ 이하면 신고할 필요는 없지만, 비행금지구역이나 고도 150m 이상에서는 비행이 금지 또는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대북전단 살포 관련 주요 일지
[그래픽] 대북전단 살포 관련 주요 일지

문제는 이 규정을 대북전단 살포에도 적용할 수 있느냐다. 대북전단 살포에 쓰이는 풍선을 드론과 같은 초경량비행장치로 볼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일단 항공안전법은 초경량비행장치를 '공기의 반작용으로 뜰 수 있는 장치'로 규정하면서,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 기구류 및 무인비행장치 등을 예시하고 있다.

유관기관인 국토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 교통안전공단 등은 관련 자료에서 동력비행장치와 회전익비행장치, 유인자유기구, 동력패러글라이더, 무인비행기, 무인헬리콥터, 무인멀티콥터, 무인비행선, 패러글라이더, 행글라이더, 낙하산류 등을 초경량비행장치로 규정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에 쓰이는 풍선이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려면 구체적인 법 해석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 해석을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복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구류와 같은 비행물체를 초경량비행장치라고 볼 수 있는데 풍선이 이에 해당할지는 법 해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학계에선)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없어 결론을 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대북전단 살포에 쓰이는 풍선이 초경량비행장치로 인정돼 비행이 제한된 사례는 아직 없다. 풍선이 항공안전법상 '공기의 반작용으로 뜰 수 있는 장치'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법 해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만약 풍선이 초경량비행장치로 인정되면 이를 이용한 대북전단 살포행위 시 항공안전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위반하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한다.

수도권에서는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공역'으로 지정된 인천 서구 검암, 경서동 일대와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일대,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 일대, 안성시 삼죽면 기솔리 일대, 안성시 서운면 오촌리 일대, 안성시 서운면 청용리 일대에서만 자유롭게 초경량비행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구역'과 공항 주변 9.3㎞ 이내에서는 지방항공청과 국방부 허가를 받아야만 비행장치를 띄울 수 있다. 그 외 지역에서는 고도 150m 이하에서만 자유롭게 비행장치를 날릴 수 있고, 150m를 초과해 비행시킬 경우엔 사전에 지방항공청과 국방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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