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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무료한 일상에 스며든 예술로 '행복' 전하는 안무가

송고시간2020-06-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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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무용단원 김혜연…무용·책 읽기 접목 예술 독서 모임 7년째

청소년 대상 '예술 나눔'도 적극적…"봉사 아닌 마음 나누기"

손가락 춤
손가락 춤

[김혜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말하는 대신 춤을 추며 독서 감상평을 나누는 이들이 있다.

학생부터 회사원, 판사, 약사, 배우,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나이도, 하는 일도 제각각인 이들이 추는 춤은 다름 아닌 '손가락 춤'(핑거 댄스). 한 달에 1∼2번 서울 모처에서 독서 모임을 여는 이들은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을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주고받는다.

다른 독서 모임과 사뭇 다른 이 모임의 주최자는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 소속 김혜연(31) 상임 단원이다.

김씨는 현직 안무가라는 자신의 재능을 십분 활용, 예술 분야와 책 읽기를 접목해 7년 전 예술 독서 모임 '여니스트'(한자 인연 '연'과 영어 '아티스트'의 조어)를 만들었다.

지인 몇 명을 불러모아 시작한 모임은 어느덧 고정 회원만 100여명이 넘는 예술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예술가들은 보통 자기 작업에만 몰두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관객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이 모임을 처음 만들 때 관객분들과 만나 교류하고 예술 나눔 하는 자리를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어요"

손가락 춤추는 독서모임 '여니스트'
손가락 춤추는 독서모임 '여니스트'

[김혜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애초 사람들에게 책 감상평을 몸짓, 즉 '춤'으로 표현하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춤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손가락 춤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회원들은 완성된 안무를 배우는 것이 아닌, 저마다 책을 읽고 느낀 생각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손가락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한다.

책 내용을 분석하기보다 내 감정을 예술 활동으로 표출하는 창의적인 독서 방법인 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정신없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책과 춤, 육체와 정신, 이성과 감성이 결합한 활동을 통해 '회원분들이 행복의 작은 초석을 이 모임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해보자'하고 생각했죠"

책을 읽고 아이와 학부모들이 몸짓으로 감상평을 나누고 있다.
책을 읽고 아이와 학부모들이 몸짓으로 감상평을 나누고 있다.

[김혜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서 모임에 참여하려면 소정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다만 이는 모임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

공간 사용료와 다과비로 지출하고 남은 운영비는 따로 모아 프리랜서 예술가와 어린이 보육센터를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들의 특별한 독서 활동은 '몸으로 읽는 책'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객개발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 모집 과정을 거쳐 선정된 20명과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무용과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일상을 살아가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인데, 나를 잘 알지 못하면 위기 때마다 흔들리고 상처받고 회복하기가 힘들죠. 예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해주는, 정체성을 찾는 가장 좋은 과정이에요"

그의 '예술 나눔'은 청소년 대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2017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서울 강동구 소재 보육원을 찾아 전통 무용과 창작 무용을 보여주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경기도무용단 김혜원 단원
경기도무용단 김혜원 단원

[김혜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평소 순수 예술을 볼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한국 무용에 대해 알릴 수도 있고…또 몸짓이 내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김씨는 무용을 계기로 아이들과 더 친해졌다고 했다. 지금도 SNS 메시지 등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 연습에만 매진해도 모자란 빠듯한 일상에도 김씨가 하는 다양한 활동들은 봉사라기보다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말 안에 수직적인 개념이 포함된 것 같아요. 만약 도움을 받았다면, 그 나눔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마음들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는 앞으로도 예술을 매개로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나눔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씨는 14일 "많은 분이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도 예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예술 콘텐츠를 체계화해 확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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