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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초등생 성폭행하고도 여자라서 무죄?…아니다

송고시간2020-06-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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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보습학원 강사 무죄에 '남성 역불평등' 지적 댓글 쏟아져

재판부, 피해진술과 배치되는 기록 근거로 '범죄증명 안돼' 판단

서초동 대법원 청사
서초동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김예림 인턴기자 = 10대 초반의 남학생 두 명을 성폭행 및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보습학원 여자 강사가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 최근 화제가 됐다.

대법원(주심 대법관 김재형)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강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2심)대로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 판결을 두고 인터넷상에는 "반대로 20대 남자가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강간했다면 무기징역이 나왔을 것이다", "피해자가 남자인 걸 떠나서 어린이인데 저런 판결이 나오는 게 상식인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판결을 남성의 '역불평등' 시각에서 보는 반응들이었다.

이에 연합뉴스는 이번 사건 판결문을 토대로 성별에 따른 불평등 논란이 제기될만한 요소가 있는지 확인했으나 찾기 어려웠다.

현행법에 의하면, 13세 미만인 사람에 대한 간음 또는 추행은 강제성 여부, 폭력 행사 여부 등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범죄다. 즉 피해자의 동의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성관계나 추행이 있었던 사실이 입증되면 유죄가 되는 사안인 것이다.

그런데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객관적인 기록과 제3자 진술이 성관계, 추행이 있었다는 피해 진술과 배치됐던 것이 무죄 판결에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성관계, 추행 등 '팩트'가 인정되는 상황에서 강제성, 동의여부 등을 따지는 경우와 달리 이번 건은 성관계, 추행이 있었다는 피해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와 배치된 사례였기에 젠더 논란이 개입될 여지가 미미했던 셈이다.

2019년 12월 20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가 쓴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 신고자인 B군은 "0000년 9월 중 학교가 가기 싫어 그냥 결석한 날에 성관계를 당했다"고 진술하고, 결석 이유로는 '아프다는 핑계를 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학교 출결 현황에 따르면 B군은 그해 9월에 단 하루 결석했는데 당시 결석 사유는 '다리 골절'로 적시돼 있었고 병원 진료기록에는 발목 염좌 및 인대 파열로 부목 고정 처치를 받은 것으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9월 중 학교가 가기 싫어 그냥 결석한 날에 성관계를 당했다는 피해자 진술은 위와 같은 객관적인 사실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B군은 A씨가 불러내 조퇴한 후 학원에서 별건의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도 했는데, 초등학교에 대한 사실 조회 결과 조퇴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같은 반 학생은 "학생 수가 적어서 선생님 몰래 조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B군은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진료기록 및 학교 출결 기록과 어긋나는 자신의 진술에 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고, 변호인과 재판부의 거의 모든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으로 일관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또 다른 피해 신고자 C군은 학원 차 안에서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는데, 다른 학생들이 차량에 타고 있을 때 사전에 아이들에게 내리라는 말을 한 사람은 A씨가 아닌 C군이었다고 판결문은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기록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 근거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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