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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국립대 총장 직선제…곳곳서 '투표 비율' 놓고 갈등

송고시간2020-06-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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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교수 1표에 학생 0.0011표…불합리 반발에 선거 무산

경북대·전남대도 선거 앞두고 이견…일부 대학 선거 보이콧도

부경대 총장 선거 갈등
부경대 총장 선거 갈등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7일 부산 남구 국립 부경대학교 체육관 건물 앞에서 교수들이 총장 선거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하지만 이날 부경대 총장 선거는 구성원 투표 비율을 두고 불평등을 호소하는 비교수 단체가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2020.6.17 ready@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구성원이 직접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 직원 노조와 학생 등이 교수와 비교해 투표 비율이 너무 낮다며 비교수 투표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면서 소송전까지 비화하고 있다.

◇ "교수 중심 불평등 선거가 문제"…점거 농성·소송전

국립 부경대학교 제7대 총장 선거가 17일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직원 노조와 상급 단체인 공무원 노조 등 350여 명이 투표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교수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된 1차 투표 결과 투표율이 24%로 개표를 할 수 있는 요건인 과반에 미치지 못해 선거는 7월 1일로 연기됐다.

부경대 직원 노조는 구성원 간 총장 선거에 반영되는 투표 비율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부경대 총장 선거 비교수단체 반발
부경대 총장 선거 비교수단체 반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7일 부산 남구 국립 부경대학교 체육관 건물 앞에서 직원 노조 등이 구성원 투표 비율을 두고 불평등을 호소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2020.6.17 ready@yna.co.kr

전체 투표수 대비 교수 투표는 84%의 비율로 반영되고, 비교수 단체(직원, 조교, 학생) 투표는 16%에 불과하다. 교수 1표 가치와 비교해 직원 1명의 투표 가치는 0.24표, 조교 0.064표, 학생 0.0011표다.

선거 무산과 관련 부경대 교수협의회는 "민주 선거를 말했던 직원들이 무력을 동원해 투표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반면 직원노조 등 비교수단체는 "학내 민주화를 위한 평등선거가 보장돼야 한다"고 맞서 학내 구성원 간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경북대에서는 7월 15일 제19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소송전으로 번졌다.

경북대 교수회는 비정규직 교수를 제외한 교수·직원·학생이 1인 1표(투표 반영 비율 80%·15%·5%)로 하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시행세칙 제정안'을 확정했다.

이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경북대분회와 전국국공립교수노조 경북대지회, 경북대 총학생회, 경북대 정의로운 대학만들기 4개 단체는 강사 투표권 보장, 학생 득표 반영 비율 상향 조정 등 규정 개정을 요구하며 35일간 교수회 사무실을 점거하고, 법원에 '총장 선출 규정 집행정지 신청 및 총장 임용후보자 선정 규정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남대 정문
전남대 정문

[전남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대는 정병석(62) 총장 임기가 내년 1월 만료됨에 따라 차기 총장 선거를 오는 9∼10월 치를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이 모두 선거인으로 참여하는 직선제로 치러진다.

하지만, 전남대 역시 투표 비율을 놓고 갈등 조심을 보인다.

전남대 교수평의회는 총장 선거 시행세칙을 정하면서 투표 비율을 전체 교수를 100%로 잡았을 때 직원 12%, 조교·학생·강사 2%를 각각 반영하기로 했다.

직원과 조교들이 반영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전남대 동창회도 조선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총장 선거에서 동창회가 선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총장 선거인에 넣어달라고 주장했다.

김도형 교수평의회 의장은 "1988년부터 해온 직선제 총장 선거 제도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간선제로 바뀌었다가 8년 만에 직선제로 치르게 돼 의미가 깊다"며 "하지만 학내 구성원 비율을 높여달라는 요구는 이미 시행세칙이 정해져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인천대학교

[인천대학교 제공]

2013년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한 인천대는 총장 직선제 논의가 있었지만, 간선제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달 7일 개최된 인천대 추천위에서는 예비후보자 5명을 대상으로 정책평가단 투표 결과(75%)와 추천위 평가 점수(25%)를 합산해 1∼3위 후보를 정했다.

문제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3위 후보를 차기 총장 후보로 결정하는 바람에 1위 후보가 무효 소송을 제기,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다.

◇ 논란과 갈등 속 강원대 등 일부 대학 선거 강행

비교수 투표 비율과 관련해 논란이 됐지만 그대로 총장 선거가 강행돼 취임한 곳도 있다.

강원대는 지난 3월 처음으로 직선제로 김헌영(58) 총장을 1순위로 선출했다.

하지만 투표 반영비율을 놓고 교수회와 학생·교직원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교수회는 국공립대 평균 투표 반영비율(교수가 100%일 때 직원 16%, 학생 4%)을 제시했다.

학생과 교직원은 "비민주적인 총장 선거"라고 반발하며 총장 선거 투표 반영비율을 모든 학교 구성원 합의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수회는 직원과 학생 반발에도 교원(교수)만 참여한 온라인 투표를 해 교원 83.33%, 직원 13.33%, 학생 3.33% 투표 비율을 선택했고, 학생과 교직원은 총장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

강원대학교
강원대학교

[강원대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대도 2017년 11월 23일 치러진 제10대 총장 선거 당시 교수·비교수 간 투표 반영비율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선거인단은 1천88명으로 전임교원(교수) 566명, 직원 317명, 조교 105명, 학생 100명이었다.

투표 반영 비율은 전임교원 100%, 직원은 전임교원 대비 직원 13%, 학생 4%, 조교 2%로 각각 결정됐다.

모든 선거인단이 투표하더라도 전임교원은 566표가 인정되지만, 직원은 73표, 조교는 11표, 학생은 22표만 인정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제주대 한 직원은 "교내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총장선거 투표 비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며 "이번 기회에 학내 민주화, 선거 불평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기, 김상연, 변지철, 양지웅, 전승현, 조정호 기자)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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