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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생활고로 학업 포기 없길…" 대학가 무료기숙사 운영

송고시간2020-06-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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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부중 김창완 교사, 인하대 주변서 4년째 아파트 4채 지원

"어렵게 공부할 때 주위에서 받은 도움 후배들에게 돌려줄 것"

무료 기숙사의 쌀 포대를 확인하는 김창완씨
무료 기숙사의 쌀 포대를 확인하는 김창완씨

[인하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인하대학교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인하공과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이승만(1875-1965) 당시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2월 부산 피란 시절 폐허가 된 국토를 보며 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천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같은 공대 설립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로부터 시유지 41만㎡와 국고보조금 100만 달러, 하와이 교포 성금, 이 전 대통령이 설립·운영하던 한인 기독교학교 매각대금 15만 달러 등을 기부받아 인하공과대학이 출범했다. 학교 이름 '인하'는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이후 1968년 고 조중훈(1920-2002) 한진그룹 회장이 학교법인 인하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인하공과대학은 197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인하대 주변에는 대학이 운영하는 정규 기숙사 이외에 특별한 기숙사가 있다.

학생들이 비용을 내지 않고 생활하는 무료 기숙사가 그곳이다.

이 무료 기숙사는 인하대 화공과를 졸업한 인하대사범대부속중학교 교사 김창완(57)씨가 2017년부터 사재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 인근 아파트 4채를 무료 기숙사로 마련했으며, 현재 각 5∼6명씩 모두 21명의 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 한 학기 이상 생활하며 공부한 학생이 30명가량이다.

인하대 전경
인하대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숙사로 쓰는 아파트 2채는 김씨가 매입했거나 월세로 얻은 곳이고 다른 2채는 사업을 하는 그의 대학 동기가 뜻을 함께하면서 제공했다.

김씨는 "저도 다른 학생들보다 매우 어려운 형편에서 공부했다"며 "당시 주위 여러분에게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자 나눔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1982년 대학에 합격한 그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2년간 대형트럭 운전사로 일했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학생 식당에서 그릇을 닦는 근로장학생으로 고단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2005년부터 자신이 교사로 근무하는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해준 김씨는 "대학 후배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무료 기숙사를 열게 됐다"고 회상했다

대학 정규 기숙사는 하숙보다는 싸지만, 2∼4인실을 쓰는데 학기당 100만∼13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비용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김씨와 상담을 거쳐 무료 기숙사에 입실한다.

김씨는 무료 기숙사에서 배곯는 후배가 없도록 부지런히 4곳을 돌며 쌀이 떨어지지 않게 지원하고 있다.

그는 "무료 기숙사에 들어올 때는 성적을 따지지 않지만, 계속 생활하려면 기준 이상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경제적 문제로 공부를 포기하는 누군가의 기회를 대신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하대 후배들에게 쌀을 기부한 김창완씨(왼쪽 두 번째)
인하대 후배들에게 쌀을 기부한 김창완씨(왼쪽 두 번째)

[인하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무료 기숙사를 거쳐 간 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후배로 섬 출신의 한 여학생을 꼽았다.

그는 "몸이 편찮으신 홀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공부한 학생인데 기특하게도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했다"며 "어느 날 학교 앞으로 불려 나가 건강식품을 선물로 받고 '저도 선배님처럼 남을 도우며 살겠다'는 다짐을 들었을 때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의 힘이 닿는 데까지 하루라도 더 무료 기숙사를 여는 게 목표다.

그는 "청년 시절 제가 주위의 도움을 받아 교사의 꿈을 이룬 것처럼 생활고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젊은이를 한명이라도 더 줄이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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