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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는 신동빈"…20년 전 롯데 신격호 자필 유언장 공개(종합2보)

송고시간2020-06-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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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법적 효력 없어" 반발…롯데 "후계구도 문서화에 의미"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 선임으로 경영권 굳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PG)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올해 1월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년 전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법적 효력이 없는 유언장"이라며 반발했다.

◇ 20년 전 작성해 금고에 보관…유품 정리 중 발견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최근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신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한국과 일본, 그 외 지역의 롯데그룹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롯데지주는 전했다.

이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사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사무실과 유품 정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신 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법정 상속인인 네 자녀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유언장에는 또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신 명예회장의 유지(遺旨)가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끝난 뒤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런 내용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에게 전달했다.

신 회장은 유언장 내용을 소개하며 "더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사 최대 위기' 속 롯데 형제 또 표 대결(CG)
'창사 최대 위기' 속 롯데 형제 또 표 대결(CG)

[연합뉴스TV 캡처]

◇ 신동주 "법적 효력 없어"…롯데 "후계구도 명확하게 정리에 의미"

유언장 내용이 공개되자 신동주 회장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반발했다.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 사후 5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신 명예회장의 집무실 내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점이 부자연스럽다며 유언장 공개 경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법적 효력보다는 신 명예회장이 생전 생각했던 후계 구도가 문서로 명확히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무엇보다 유언장 작성 시점이 신격호 명예회장이 정상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을 때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후계 문제를 놓고 형제간 갈등이 극심했을 당시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20년 전에 작성한 문서를 통해 신 명예회장의 의사가 확인됐다는 게 롯데그룹 설명이다.

유언장에는 또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에 참여하라는 내용과 (창업주) 형제들에게는 일체 경영에 간여하지 말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 [촬영 이세원]

◇ 신동빈, 롯데홀딩스 경영권 장악…경영권 분쟁 사실상 끝나

한편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을 7월 1일 자로 롯데홀딩스 사장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현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사직만 유지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4월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한 상태로, 7월부터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맡으며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경영권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이날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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