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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급기야 문대통령까지 나선 부동산 문제...담대한 해법 기대한다

송고시간2020-07-0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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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호출해 긴급 보고를 받은 뒤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강화하고 제3기 신도시 등의 공급 물량을 늘리는 한편 생애 최초 구매자의 세금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집값 불안과 전셋값 급등 등 부동산 문제로 민심의 동향이 심상치 않자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하며 시장 안정을 위한 고강도의 종합 처방을 요구한 것이다. 사실 부동산 문제가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자극하고 근로 의욕까지 떨어뜨리는 등 우리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회 불안 요소로 대두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정부는 그동안 '땜질식 처방'만 남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집값 그래프의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최근에는 국회의원, 서울시의원, 청와대 참모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의 부동산 탐욕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가 차례로 나왔다. 입법, 사법, 행정부를 막론하고 고위 공직자들의 유난한 '부동산 사랑'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최근 집값 폭등을 둘러싼 흉흉한 민심을 고려하면 무척 우려스럽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책이 작동하는데도 집값이 이 지경이라면 그 횟수가 네 번이든 스물두 번이든 정부 정책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중윗값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50% 이상 올랐다는 시민단체를 상대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듯 입씨름을 벌이는 행정 관료들에 둘러싸여 일반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모든 국민이 강남 가서 살 이유는 없다"는 말로 화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던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부터 시작된 정책 담당자들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3년이 지나고도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다. 기득권층이 몰려 살고 있기 때문인지 사회기반시설의 과잉 투자가 반복되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매번 집값 불안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는데도 일반 서민은 꿈도 꾸지 못할 테니 강남에는 신경 쓰지 말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정부 내에 퍼져 있다면 앞으로의 대책 역시 더 볼 필요도 없다.

문 대통령은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이 급격히 상승한 지역은 가격을 취임 초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으나 정부는 적어도 집값이 더는 오르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로 대통령의 의지를 실천적 정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상황만 보면 실력은 물론 진정성도 의심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간 내놓은 수많은 정책이 시장 진정에 아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냈겠나. 보유세 강화 대책만 해도 그렇다. 부동산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워낙 여러 분야와 얽혀 있어 그 해법도 복합적일 수밖에 없으나 단순화하면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를 올리는 것도 부동산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수요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다. 정부ㆍ여당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보유세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법안을 국회에 상정했으나 일부 조항에 대한 야당의 반대를 이유로 차일피일 처리를 미루다가 결국 회기 종료를 맞았다. 문 대통령의 간곡한 당부도 있었고, 176석의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해 핑계도 없어진 만큼 이제 보유세 인상,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박탈 또는 축소 등 법적, 제도적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기 바란다. 수요뿐 아니라 공급 측면의 장ㆍ단기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집 없는 서민의 조바심을 덜어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김 장관을 만나 공급 문제를 비중 있게 언급한 것도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좀 더 종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경기 침체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백약이 무효'는 진단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지만 실제로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유동성을 급격하게 축소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아무리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내놔도 당장 큰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지금까지와 같은 뒷북 대책만 계속되면 시장의 내성만 키울 뿐이다.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시장은 대책을 내놓는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집권 초에는 정부 정책에 시장이 움찔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대놓고 무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며 강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정부ㆍ여당도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신봉하는 투기꾼들의 대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그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담대하고 창의적 해법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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