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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에 '매출' 성과급 경쟁 붙인 한양대병원…"과잉진료 우려"(종합)

송고시간2020-07-0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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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수당 일괄 삭감, 매출 따라 차등 지급…전직 교수, 부당이득금 지급소송 제기

한양대병원 "과잉진료는 병원에 손해…성과급 제도 거의 모든 대학병원서 실시"

한양대병원
한양대병원

[병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한양대병원이 2012년부터 교수·전임강사 등 의료진의 진료수당 일부를 삭감한 뒤 이를 개인별 '매출'에 따른 성과급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최근까지 교수로 재직한 A씨는 한양대 재단 한양학원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3천3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원고 측이 제시한 한양대병원 자료를 보면 병원은 2012년 3월부터 경영 위기를 타개한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네거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의료진에 공지했다.

임금에서 일정액을 덜어낸 뒤 이를 의료진 1명당 순매출이나 진료·입원 환자 수 등을 평가해 다음 달 급여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실적이 좋은 사람은 원래 급여보다 많이 벌지만, 반대로 매출을 못 올리면 월급이 깎이는 셈이다.

이 제도는 시행 1년 뒤부터 월급 중 100여만원을 일괄 공제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한양대 서울·구리병원에서 새 인센티브제의 영향을 받은 의료진은 200명을 웃돌며, 퇴직한 교수 등을 합칠 경우 숫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시행 초기 일부 의료진은 인센티브 제도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2012년 말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사건을 조사한 관할 고용노동청은 "근로자 과반의 동의 없이 임금이 삭감됐다"며 해당 교수의 2개월치 체불 수당을 지급하라고 병원에 시정 지시했다.

한양대병원은 당시 병원장 명의 서신에서 "시행 과정에서 동의서를 받았어야 하는데 어떻게든 경영을 호전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교수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제도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제도 시행 후인 2012년 10월 의료진 과반의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이지만, A씨 측은 처음부터 개별 동의를 얻지 않고 시작한 제도는 효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와 별개로, '경영 위기'를 명목으로 병원이 네거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강행한 것은 사실상 매출을 높일 각종 검사 등을 더 하도록 유도한 셈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를 대리하는 양선응 변호사는 "CT·MRI 촬영 등으로 원래 매출이 많은 진료과는 인센티브를 더 가져갈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검사나 입원 등이 적은 과의 의료진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어느 경우에나 의료진에게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구조를 만든 것일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동의 없이 근로조건을 기존 근로계약보다 불리하게 바꿔 법정까지 간 사례는 다른 대학에서도 나왔다. 2014년 한국폴리텍대학 퇴직 교수들은 개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학교를 상대로 삭감된 급여를 요구하며 낸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한양대병원은 "과잉진료를 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비가 삭감되기 때문에 오히려 병원에 손해"라며 "한양대병원의 환자 1인당 진료비는 다른 대학 병원과 비교해서도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성과급 제도는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진료과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거나 적용을 제외시키는 등 보완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검사나 입원 등이 적은 진료과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폴리텍대학의 경우처럼 '급여제도의 명백한 불이익 변경'에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은 명백한 위법이지만, 한양대병원의 성과급 제도는 '인센티브성 수당의 지급 방법 변경'이라 위법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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