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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천해수욕장서 야간 음주 단속 시작…단속반원과 밤새 숨바꼭질

송고시간2020-07-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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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6개 해수욕장에 집합제한 명령 발령…위반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

백사장에 어둠 깔리자 젊은 층 속속 모여들어…피서객 음주 단속 잘 몰라

대천해수욕장서 야간 음주 단속 하는 합동단속반
대천해수욕장서 야간 음주 단속 하는 합동단속반

[촬영 이은파 기자]

(보령=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지난 11일 오후 9시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어둠이 짙게 깔린 백사장에 대낮에는 보이지 않던 젊은 피서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준비해온 치킨, 족발, 과자 등을 안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해수욕장 내 식당 등에서 저녁 식사 중 반주를 곁들여서인지 이미 취한 피서객도 눈에 띄었다.

피서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해수욕장 길목에 설치한 검역소에서 발열 검사 후 받은 손목밴드를 착용하지 않은 피서객도 적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대천 등 충남 6개 해수욕장에서 야간에 음주·취식을 금지하는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발령했지만, 이를 알고 있는 피서객은 거의 없었다.

대천해수욕장서 야간에 음주하는 외국인 피서객
대천해수욕장서 야간에 음주하는 외국인 피서객

[촬영 이은파 기자]

충남도와 보령시, 보령경찰서는 개장일인 지난 4일부터 1주일간 계도를 거쳐 이날 4개 합동단속반(반당 5명)을 구성하고 오후 7시부터 3.5㎞에 이르는 대천해수욕장 백사장 곳곳을 돌며 본격적인 단속을 펼쳤다.

해수욕장 곳곳에 '야간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 금지'란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30여개 설치했다.

야간시간대 백사장에서 피서객 밀접 접촉 가능성을 낮추자는 취지다.

단속 기간은 다음 달 31일까지며, 단속 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다.

음주·취식을 하다 적발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속은 백사장에서 음주·취식하는 피서객에게 해수욕장 백사장 내 야간 음주·취식 금지 시행 취지를 설명하고 계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날이다 보니 강압적으로 단속하기보다 도입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계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부분의 음주 피서객은 "백사장 야간 음주·취식 금지 사실을 몰랐다"며 서둘러 돗자리를 걷어 자리를 옮겼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피서객은 "친구들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백사장에서 치맥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는데, 못하게 하니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정부 조치라고 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며 상가 쪽으로 이동했다.

해수욕장 백사장 내 야간 음주·취식 금지에 대한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피서객도 적지 않았다.

여고 동기동창 7명과 함께 왔다는 20대 초반의 박모 씨는 "대형 해수욕장 백사장 내 야간 음주·취식 행위 금지가 언론에 수차례 보도됐다고 하지만, 친구들 대부분이 이를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며 "해수욕장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눈여겨본 친구도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백사장 내 음주·취식 금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백사장에서 술에 취해 흥청망청 노는 것도 아니고 맥주 한잔 마시는 것을 단속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수욕장에 와서 바람만 쐬고 가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해수욕장에 걸린 '야간 백사장 내 취식행위 금지' 현수막
해수욕장에 걸린 '야간 백사장 내 취식행위 금지' 현수막

[촬영 이은파 기자]

단속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합동단속반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피서객도 있었다.

왜 음주·취식 행위만 단속하느냐는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했다.

친구들 6명과 함께 놀러 왔다는 한 피서객은 "백사장에서 여러 명이 모여 대화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음주·취식 못지않게 밀접 접촉 가능성이 큰데 왜 음주·취식만 단속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밤이 깊어지고 바닷물이 빠지자 백사장에 더 많은 피서객이 모여들었다.

합동단속반원의 움직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단속반원과 음주·취식하는 피서객의 숨바꼭질은 12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보령시 관계자는 "올여름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며 "야간 백사장 음주·취식 금지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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