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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총수, 여름휴가 대신 코로나 위기 극복 구상

송고시간2020-07-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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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 여부에 촉각…정의선은 판매 회복이 과제

직원들에게는 휴가 적극 사용 독려…기간은 분산 권유

삼성 등 일부 "내수 살리자" 국내 휴가 권장도

(서울=연합뉴스) 산업·유통팀 = 올해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이렇다 할 여름 휴가도 없이 업무에 매진하며 바쁜 일정을 보낼 전망이다.

사별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해 국내외 안팎에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도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한 환경에 처해 있어서다.

재계는 대부분 총수가 제대로 된 여름 휴가는 반납한 채 현장 경영을 이어가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비해 임직원들에게는 적극적인 휴가 사용을 독려하되 정부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방침에 따라 휴가 기간을 분산해 다녀올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0대 그룹 총수들 "엄혹한 경영환경…휴가에도 경영구상"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치 않은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7월 초부터 엿새간의 일본 출장을 다녀오고, 이후에도 연일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반도체 소재 수급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휴가도 없이 바쁜 여름을 보냈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올해도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고 한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 또는 불기소 판단이 임박한 상태여서 휴가는커녕 경영 차질을 걱정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지난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 및 수사중단 권고가 내려졌지만 검찰이 자체 판단에 따라 기소할 경우 앞으로 이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전념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현재 국정농단 파기 환송심 재판도 앞두고 있어 이번에 경영권 문제로 추가 기소될 경우 두 건의 재판 부담을 안게 돼 당분간 현장 경영이나 미래 먹거리 발굴 등 경영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 총수들은 휴가를 가더라도 대부분 국내에 머물며 코로나 이후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우측)과 SK그룹 최태원 회장[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달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회동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우측)과 SK그룹 최태원 회장[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특별한 휴가 일정없이 자택에서 경영 현안들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005380]는 코로나로 해외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당면과제가 있다.

상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나 고가 제품 소비 쏠림 효과 등으로 국내에선 선방했지만 언제까지 내수 한 바퀴로만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휴가 기간에 하반기 주요 지역 판매 회복방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차 시장 선점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여름 휴가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근본적 혁신(딥체인지)을 집중 탐색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회사에 다닌 지 30년쯤 된다. 이렇게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처음"이라며 위기 상황을 강조해왔다.

최 회장은 요즘 SK 임직원들이 산업·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토론에 참여하는 이천서브포럼 홍보를 위해 별도 제작한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최근 외부 공식 활동은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그룹측은 말했다. GS그룹 허태수 회장은 취임 후 첫 여름휴가이지만 역시 국내에 머물면서 코로나 이후 그룹이 나갈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허태수 회장은 최근 GS칼텍스 여수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을 챙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 CEO들은 예전에는 휴가에 맞춰 해외 고객 방문이나 공사 현장 점검을 했지만 올해는 국내에서 쉬면서 하반기 사업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004170] 정용진 부회장 등 유통기업 총수들도 아직 특별한 휴가 계획이 없다.

40대 젊은 총수인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나 며칠 짬을 내서 여름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 평소 아무리 바빠도 CEO부터 솔선수범해 여름 휴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작년에도 8월에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롯데칠성 스마트팩토리 방문한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달 롯데칠성 스마트팩토리 방문한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임직원 휴가는 '자유롭게'…코로나 우려에 시기는 분산 권고

불투명한 총수들의 휴가와 달리 임직원들에게는 여름 휴가 사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정부의 휴가 분산 조치 권고에 따라 제조업도 9월까지 휴가를 연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최근 20여개 계열사 직원 20여만명에 대해 '하계휴가 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

삼성은 작년까지 삼성전자, 삼성SDI[006400] 등 제조사업장을 운영하는 계열사의 경우 직원 휴가에 따른 생산 차질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기간에 단체로 휴가를 가는 '집중 휴가제'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사무직뿐 아니라 제조직까지 전 직원이 여름 휴가를 7월∼9월에 분산해서 가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국내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여름 휴가를 가급적 국내에서 보낼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코로나로 인한 휴가 분산을 위해 연구소의 경우 여름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을 7월부터 10월까지로 1개월 연장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생산공장 휴가 기간은 8월 3일∼7일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한 SK그룹은 2주 이상 휴가를 가도록 하는 '빅 브레이크(Big Break)'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 한곳에 머물며 쉬고, 다른 지역을 방문한 뒤에는 출근 전에 건강 상태를 확인할 시간을 넉넉히 두도록 권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은 LG전자 구광모 회장[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월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은 LG전자 구광모 회장[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G그룹도 올해 코로나 감염 예방에 동참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가을 또는 겨울까지 개인 희망대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시 휴가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 근무자들의 휴가기간은 8월 3∼14일까지 2주다. 여름휴가가 9일이고 하루는 개인 연월차를 쓰도록 한다. 한여름 더위에는 야외작업을 할 수 없는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5일씩 연 2회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개인 연차 3일에 회사에서 주는 이틀을 더해 총 5일이다. 회사에서 주는 이틀은 개인 연차에서 제외된다.

포스코[005490] 직원들은 별도 지침 없이 예년처럼 자유롭게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진 만큼 대부분 국내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낸다고 포스코 측은 전했다.

신세계그룹도 연중 자유롭게 휴가를 가도록 하되 정부의 휴가 분산 기조에 맞춰 회사별로 휴가가 몰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감염 예방 차원에서 '7말 8초' 등 특정 시기에 휴가가 집중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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