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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7.7%…'급가속 후 급제동'

송고시간2020-07-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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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가적 위기상황 고려한 결과지만 1%대 인상 선례 남겨

사회갈등 격화·노동계 반발…"최저임금 제도 개혁 투쟁 추진"

이명박 정부 5.2%보다 높고 박근혜 정부 7.4%와 거의 비슷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7.7%…'급가속 후 급제동' - 1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노동존중사회와 소득주도성장의 기치 아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점점 '속 빈 강정'이 돼가는 양상이다.

현 정부 들어 숱한 논란 속에 급가속했던 최저임금은 최근 2년 연속 급제동이 걸린 탓에 연평균 인상률로 따지면 직전 박근혜 정부보다 약간 높지만 사실상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기대했던 만큼 개선하지는 못하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직전 정부와 비슷해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5% 오른 8천720원으로 의결했다.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기록한 기존 역대 최저 인상률인 2.7%를 밑도는 수치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8천590원)의 전년 대비 인상률도 2.9%로,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가 이듬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데 이어 2018년에도 10.9% 올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저임금 적용 연도를 기준으로 현 정부 4년(2018∼2021년) 동안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은 7.7%다. 이 기간 해마다 최저임금을 7.7%씩 올린 것과 결과적으로 같다는 얘기다.

같은 방식으로 박근혜 정부 4년(2014∼2017년) 동안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을 계산하면 7.4%가 나온다. 현 정부의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약간 낮지만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박근혜 정부는 집권 기간 최저임금을 해마다 비슷한 비율로 인상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4년 7.2%, 2015년 7.1%, 2016년 8.1%, 2017년 7.3%로, 변동 폭이 작았다.

이전 이명박 정부의 연평균 인상률은 5.2%였다.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7.7%…'급가속 후 급제동' - 2

2021년도 최저임금 (PG)
2021년도 최저임금 (PG)

[김토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으로 사회적 갈등 격화

현 정부는 집권과 함께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공약을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한국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 의도는 좋았다.

그러나 집권 초기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이어가자 갑자기 인건비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불만이 확산했다. 이른바 '을과 을'의 갈등 구도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정치권과 언론이 가세해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한국 경제의 모든 문제를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듯한 극단적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착수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일자리안정자금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인건비 일부를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 예산은 2조8천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경영계의 줄기찬 요구를 받아들여 최저임금 산입범위도 확대했다. 과거 사업주의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따질 때 산입하지 않았던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단계적으로 산입범위에 넣기로 한 것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가 확대되면 사용자는 실제 임금을 그만큼 덜 올려주고도 최저임금 위반을 면할 수 있게 된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의 연평균 인상률은 결과적으로 약간 높은 수준에서 박근혜 정부와 비슷하게 됐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 탓에 최저임금 인상의 실질적 효과는 더 작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 8천720원'… 회의장 떠나는 박준식 위원장
'최저임금 8천720원'… 회의장 떠나는 박준식 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이 14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8천720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2020.7.14 kjhpress@yna.co.kr

◇ 최저임금 1%대 인상 선례 남겨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5%로 정해진 것은 정부 추천을 받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새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에게 '최후통첩' 식으로 1.5%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위원들은 1%대 인상안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텼다. 전례 없는 1%대 인상안이 실현되면 앞으로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동계에 불리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이 일찌감치 최저임금 심의 불참 선언을 하고 떠난 터라 수적으로 열세에 놓인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이 1.5% 인상안을 철회하도록 압박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은 공익위원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했고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과 함께 1.5%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공익위원들이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안을 내놓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를 고려한 결과다.

그러나 현 정부가 집권 초기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올렸다면 추가 인상 여력이 남아 1%대 인상과 같은 극단적 방안을 고려할 필요성도 그만큼 적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 기대 깨진 노동계 반발 격화

현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기대를 걸었던 노동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으로 낮은 인상률이 나오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너무 실망스럽다"며 "최저임금 근로자위원 사퇴 등 모든 것을 내려놓는 방안을 포함해 최저임금 제도 개혁 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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