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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6년전 위헌 났는데 특별법으로 수도이전 가능?

송고시간2020-07-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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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법 재추진되자 헌재 결정에 反하는 입법 가능여부 관심

'사정변경시 가능' 다수설이며 유사사례 있지만 헌법가치 위반 지적도

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 참석한 김태년 김두관
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 참석한 김태년 김두관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7.22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김예림 인턴기자 =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을 계기로 '수도 이전론'이 재점화된 가운데,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이 22일 관련 입법 추진 구상을 밝힘에 따라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청와대·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수도특별법안을 마련해 당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결국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던 법률을 사실상 그대로 다시 입법하겠다는 구상이다.

헌재는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4월 시행)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수도이전을 확정하고 이전절차를 정하는 법률은 '우리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했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수도 이전을 하려면 법률이 아닌 헌법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였다.

따라서 특별법 추진은 "법률의 위헌결정은 법원과 그 밖의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기속(羈束·얽어매어 묶음)한다"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비춰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안 위헌결정 당시 헌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안 위헌결정 당시 헌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2004년 10월21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윤영철 헌재소장이 결정문을 읽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진성철/사회/정치/ 2004.10.21 zjin@yna.co.kr

◇위헌 난 법률, 국회의원은 재추진 할 수 있나…3가지 견해

그렇다면 국회의원의 입법 행위는 헌재법 47조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을까? 즉 헌재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법률에 대해 국회의원이 다시 입법을 추진하는 이른바 '반복입법'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법학연구원의 양정윤 연구원은 2014년 펴낸 '대화적 사법심사와 반복입법'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입법자 기속설, 비기속설, 제한적 기속설 등 세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입법자 기속설은 법적 안정성 문제를 이유로 입법자의 반복입법은 금지해야 한다는 견해다. 반면 비기속설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존중해야 하므로 반복입법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제한적 기속설은 입법자는 원칙적으로 반복입법의 금지원칙을 준수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반복입법이 허용된다는 견해라고 양 연구원은 설명했다.

◇유사사례 있어…"정당한 이유·사정변경 있으면 가능하다는 게 다수설"

이처럼 학계의 견해는 나뉘지만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하는 입법이 이뤄지고, 추후 헌재 결정도 번복된 실제 사례가 있다.

헌재가 2006년 6월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하는 보건복지부령의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으나 국회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헌재는 2008년 10월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만 부여하는 법률이 합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2년 전의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진성 교수는 2010년에 쓴 '반복입법 금지에 관한 소고'에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입법자에게도 미친다고 보면서도, 사정변경이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입법자에게 미치지 않고 반복입법이 허용된다는 입장이 학계의 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썼다.

또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선택 교수(헌법학)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위헌 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 다시 입법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전문용어로 '규범 반복'이라고 하는데, 우리 법에 규범 반복 금지는 없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행정수도 이전' 관련 주요 발언
[그래픽] '행정수도 이전' 관련 주요 발언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꺼진 듯했던 '행정수도 이전'의 불씨가 16년만에 다시 타오르고 있다. 당청이 마치 약속한 듯 행정수도 이전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핵심 의제로 일제히 띄우기 시작하면서다. jin34@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헌재 결정, 9명 중 6명 찬성으로 번복 가능

헌재 재판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은 모든 국가기관을 기속한다고 되어있으나 위헌 결정이 난 법률에 대해 시대적 변화를 고려해 다시 법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고, 헌재 판례 번복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국회가 정치적으로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만 (행정수도법에) 반대하는 쪽에서 헌법 소원을 제기하거나 수도 이전의 법률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 등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일각선 "법률로 추진하는 건 헌법가치 위반…국민투표라도 하라"

하지만 행정수도특별법 재추진에 반대하는 견해도 존재한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면서 수도를 옮기려면 헌법에 변경을 가하라는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하위 규범인 법률을 통해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헌법 가치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신중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당의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던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도 엄연히 헌법"이라며 "여야합의에 의해 법률을 만든다 하더라도 법률로서 수도이전을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적 가치 위반이자 헌재 판례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 제72조에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수도 이전은 국가 안위에 관한 사안이므로 만약 개헌을 하지 않으려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세종청사
정부세종청사

[세종시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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