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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권력기관 개혁, 견제와 균형의 원칙 지켜야

송고시간2020-07-3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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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른바 '권력기관'으로 일컬어지는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 등의 개혁 방안을 내놨다. 오랜 세월 동안 권한 남용, 인권침해 같은 숱한 폐단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이들 기관에 대한 대대적 쇄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개혁 추진 과정에서 세밀하고 정교한 검토가 필요하다. 당·정·청의 개혁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찰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는 점이다. 경찰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고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했다. 검찰과의 관계도 일방적으로 지휘를 받는 수직적 관계에서 협력 관계로 바뀌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축소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찰이 수사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종전보다 훨씬 커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원의 정보 수집 기능이 축소되면서 사실상 국내 정보 수집도 경찰이 독점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내달 중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한 법안 발의를 마치고 11월 초 국회 본회의 처리를 통해 개혁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찰의 대폭적인 권한 확대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없는지 세심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당·정·청의 개혁안을 보면 기능이 확대되는 경찰 조직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견제 장치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선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막강해지는 경찰 권력과 조직을 분산·통제하기 위해 추진돼 온 자치경찰제가 기존 안에서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치경찰제 시행안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별도 조직을 만들지 않고 기존 경찰 조직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나눠 업무 영역에 따라 지휘·감독 주체만 달리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신설되는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이 기존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한다. 외형상 지금과 달라지는 게 없을 뿐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지휘체계를 따르게 됨으로써 업무 혼선이 생길 우려도 있다. 국가경찰, 자치경찰과 별개로 수사 기능을 맡게 되는 국가수사본부까지 설치되면 조직은 그대로인데 지휘체계만 세 갈래로 나뉘게 돼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가·자치경찰 조직을 일원화한 데다 경찰청장이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일반 수사지휘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력 분산 취지가 퇴색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 논란에 휘말렸던 정보경찰에 대한 개혁 과제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국정원의 정보 수집이 금지된 뒤 청와대가 경찰 정보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인 만큼 정보경찰의 문제점을 정밀 진단하고 개선점을 찾는 게 필요하다. 민주당이 정보경찰의 역할을 '공공 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및 대응'으로 제한하겠다는 건 다행이지만 확실한 통제 장치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후속 작업의 초점은 국정원·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해 보이는 경찰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대로 된 경찰 개혁을 위해서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경찰위원회의 위상 제고와 정치성 중립성 확보를 통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찰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영국처럼 독립적인 외부 통제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실질적인 자치경찰체 도입, 수사 전담기관의 독립성 확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정보경찰 개혁과 관련해선 치안정보 개념을 폐지하는 대신 기능별 정보활동을 활성화하고 인사 검증을 위한 평판 수집은 인사혁신처 등 주무 부처로 넘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권력기관 개혁에서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소홀히 할 순 없다. 앞으로 출범할 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경찰 등이 건전한 긴장 관계를 토대로 서로 견제·감시함으로써 정치 권력과의 유착이나 권한 남용, 인권침해 소지를 줄여야 한다. 인권 보장과 비리 척결이라는 대전제 아래 정치 지형에 휘둘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개혁 모델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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