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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⑤ 매출 100억 동네빵집 신화를 쓰다…이흥용 제과명장

송고시간2020-08-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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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 후 빵집 반죽 종업원으로 시작해 백화점 직영점 입점까지

위기는 기회…프렌차이즈 공세에 오징어 먹물 빵 등 나만의 레시피

"정성 들여 본인 만의 기술로 원재료 맛과 식감 살려내면 성공"

이흥용 명장
이흥용 명장

[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제과제빵에서는 재료가 중요하죠. 조리과정에도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이흥용(54) 대한민국 제과 명장은 성공 비결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 명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빵집 종업원으로 시작해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사업가로 성공한 인물이다. 동네 빵집 업계에는 신화 같은 존재다.

동네 빵집은 과거나 지금도 창업과 폐업이 거듭되는 분야다.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지만,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제빵 업계에 부딪혀 견디지 못하고 좌절하는 분야도 동네 빵집이다.

이 명장도 한때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가격 할인 경쟁 대신 좋은 재료와 정성을 바탕으로 한 고급화 전략으로 맞섰다.

이흥용 과자점 상품
이흥용 과자점 상품

[촬영 조정호]

대형 업체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버텨내고 매출 신장에 성공한 이 명장은 동네 빵집 '이흥용 과자점'이라는 이름을 갖고 신세계백화점 4곳에 입점했고 부산 본점(문현점)을 비롯해 9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동래구 사직점에서 만난 이 명장도 다른 명장들처럼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였다.

그는 자신이 부각되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몇차례 손사래를 칠 정도로 겸양의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제과제빵 분야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인터뷰를 수락한 이 명장은 30년 넘게 걸어온 길을 뒤 돌아보며 말문을 열었다.

경남 밀양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명장은 1984년 부산 사상구에 있는 한 빵집 체인점 공장에 취업했다.

27명이 일하던 빵집 공장에서 그가 처음 했던 일은 계란을 깨고 반죽 작업을 보조하는 것.

취업할 때까지 빵집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 명장은 공장 허드렛일을 했지만 달콤한 케이크와 과자 맛에 반했다.

"그때 내가 빵을 만들면 평생 먹고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최고의 쉐프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흥용 명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
이흥용 명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직원들

[본인 제공]

동료가 건네준 미국 소맥협회 제과제빵 이론 책을 보고 제대로 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경남정보대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했다.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고려당으로 직장을 옮기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제과제빵 기능사, 직업훈련 교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5년 동안 서울에서 제과제빵직업전문학교 강사로 지내던 이 명장에게 문현동 고려당 주인으로부터 가게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1995년 자본금 6천만원으로 동네빵집을 운영하게 된 이 명장은 대형 프렌차이즈의 할인 공세에 밀려 시련을 겪었다.

"아침 5시부터 밤 11시까지 정말 열심히 빵을 만들었지만, 매장 운영은 갈수록 힘들었죠. 대형통신사와 제휴해 할인행사를 하는데 가격으로 이길 수가 없었죠."

위기가 곧 기회였다.

그가 선택한 것은 맛의 차별화였다.

과자와 빵의 맛은 재료와 정성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 그는 핵심 재료인 팥을 직접 끓였다.

이흥용 과자점 제조 과정
이흥용 과자점 제조 과정

[촬영 조정호]

블루베리잼과 딸기잼도 매장에서 직접 만들었다.

"빵은 7~8가지 재료를 융합해 만든 결과물입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나만의 기술로 정성껏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노력의 결과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는 오징어 먹물 빵, 명란 빵 등 수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제과업계에서 주목을 받았고 특허 등록까지 했다.

제과제빵 기술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2006년부터 점포 수를 늘려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09년 자신이 만든 레시피를 공개하고 빵 공장 내 동선, 매장 서비스 관리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갔다.

10년만인 2016년 마침내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했다.

2003년 제과제빵 기능장을 취득한 그는 2004년 영산대 호텔경영학과에 편입, 석사, 경영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2018년에는 최고 숙련 기술자로 인정받는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K명장 열전] ⑤ 매출 100억 동네빵집 신화를 쓰다…이흥용 제과명장 - 5

영산대 조리예술학부 베이커리 앤 베버리지 전공 특임교수가 된 이 명장은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명장은 "우리나라 제과제빵 기술은 선진국인 유럽과 일본의 90% 수준에 올라왔다"며 "정성을 들여 본인 만의 기술로 원재료의 맛과 식감을 잘 살려 내야 이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한 직원이 월급을 쪼개 청각장애인 생일잔치를 할 때 생일케이크를 기부하는 것을 보고 청각장애인들에게 케이크를 선물한다.

청소년과 제과제빵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고 복지단체를 후원하면서 청년 창업가와 소상공인에게 명장의 기술을 전수하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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