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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재·코로나·폭우 속 '민심잡기' 행보 집중(종합)

송고시간2020-08-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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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에 국무위원장 예비양곡 지원 지시…올해만 네차례 코로나 대응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정운영의 중심을 민생에 두며 민심 다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대북제재로 가중되는 경제난 속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폭우까지 삼중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이 황해북도 대청리 수해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자신 몫의 예비 양곡과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시찰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 매체들이 지난 4일부터 이틀간 황해도에서 폭우가 예상된다며 특급 경보를 발령한 만큼 6일 시찰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당 정무국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개성 주민에게 식량과 생활비를 특별히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 영상을 보면 정무국회의는 자정부터 새벽 1시 45분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무국회의 첫 공개…'코로나 봉쇄' 개성에 식량·생활비 지원
김정은, 정무국회의 첫 공개…'코로나 봉쇄' 개성에 식량·생활비 지원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무국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완전 봉쇄된 개성에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특별지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한 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헤드 테이블에는 박봉주(맨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리일환, 김덕훈, 김영철, 김형준, 박태성, 최휘, 리병철 당 부위원장이 배석했다.[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2020.8.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그리고 회의 다음 날 대청리 수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평양에서 달려온 셈이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은 민생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당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 관련 안건을 다룬 것만 2월과 4월, 7월과 이달까지 4차례로, 한 사안을 갖고 반년 사이에 회의를 수차례 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올해 첫 시찰로 곡물증산의 핵심인 비료생산을 위해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고 5월 준공식에 참석했다. 3월에는 코로나19 유입 차단 속에서 평양종합병원건설을 기획하고 착공식에서 직접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7월 공사현장을 시찰하고 황해북도 광천닭공장도 다녀갔다.

사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사실상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자력갱생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자는 정책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북한 강원도 지역, 폭우로 물바다
북한 강원도 지역, 폭우로 물바다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폭우로 물바다가 된 북한 강원도의 수해 현장을 공개했다.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시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힘겹게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만성적인 경제난에 갈수록 확산하는 코로나19와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심지어 1990년대 중반 많은 아사자를 낳은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기득권 세력이 밀집해 있는 평양시민의 생활안정을 위한 대책을 세웠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평양시민들의 삶도 그 어느 때보다 피폐해졌음을 엿볼 수 있다.

체제 수호라는 당국의 사상교육에도 암담한 미래와 생활고는 자연스레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고지도자가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의식주 해결을 위해 직접 팔을 걷고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결정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국무위원장 예비양곡과 물자'를 쓰도록 한 것은 이런 연장선에서 읽힌다.

비 피해 복구하는 평양시 사동구역 농장원들
비 피해 복구하는 평양시 사동구역 농장원들

(서울=연합뉴스) 북한 수도 평양시 사동구역 농민들이 수해 복구에 나선 모습을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2020.8.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최근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 우상화 선전물의 대부분이 인민생활 안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에 중점을 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 식민통치와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들, 특히 북한 사회를 지배하는 시장경제 흐름 속에서 젊은 세대들은 돈이 최고라는 배금주의 성향을 가지는 등 사상이완 현상은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나아가 고난의 행군 때 황해북도 제철소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소요사태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담보도 없다.

이런 내부 환경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민생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치적 안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는 셈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체제 고수를 위해서는 사상 교육만으로 어려우며 민생해결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최고지도자의 '인민을 위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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