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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써보고 게임하고…광복절 역사 기억도 '각양각색'

송고시간2020-08-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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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시인 작품 필사책·반민특위 보드게임 등 온라인 펀딩

"일상 속에서 역사 기억하자는 의도"

필사 시집 '빛의 회복, 광복'
필사 시집 '빛의 회복, 광복'

[기억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1년 중 단 하루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광복의 의미와 역사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필사 시집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팀 'ㄱ(기억)'의 장재영(25) 프로젝트 매니저는 75주년 광복절을 앞둔 12일 필사 시집 '빛의 회복, 광복' 온라인 펀딩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당대 저항 시인들의 시 60편을 수록한 필사 시집을 온라인 펀딩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다. 시집은 각각의 시 옆에 필사를 위한 페이지를 둬 독자가 직접 시를 손으로 써볼 수 있게 하는 형식이다.

장씨는 "아침이라는 밝은 광복이 오기 전 가장 어두웠던 새벽과도 같은 순간에 노력하고 고생해주신 독립투사분들을 기려보자는 의도에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팀 '기억'은 서로 다른 대학 출신 20대 청년 9명으로 이루어졌다. 애초 독서 소모임으로 시작했으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책을 제작해보기로 뜻이 모였고,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장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하는 활동이 주목받으면서 일상에서 광복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쉽게 기념할 수 있는 방식을 찾다가 필사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는 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등 저항 시인들의 시 60편이 담겼다.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시를 싣다 보니 알리고 싶었던 작품을 모두 담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4일 첫 펀딩을 시작해 당일 3시간 만에 목표액의 110%에 달하는 판매 후원금을 모았다.

장씨는 "초과 달성한 후원금으로 향후 여성 항일독립운동가 등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기릴 수 있는 주제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처럼 엄숙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감각으로 역사를 기억하려는 방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방전후사를 다룬 보드게임도 그중 하나다.

권재욱(왼쪽)씨와 권린후(오른쪽)양
권재욱(왼쪽)씨와 권린후(오른쪽)양

[촬영 김치연]

온라인 펀딩 프로젝트 '보드게임 1945: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기획한 바른 엔터테인먼트의 남매 권재욱(23)씨·린후(17)양은 "해방전후사 중에서도 반민특위는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었던 우리 역사의 골든타임이었지만 당시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보드게임 1945'는 '마피아 게임'을 기반으로 반민특위와 친일파 등으로 나뉘어 서로의 정체를 숨기고, 추리를 통한 게임 속 투표로 반대편을 제거하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이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게임의 배경이 된 반민특위는 1948년 제헌국회에서 친일파를 처벌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다. 그러나 친일파들을 중심으로 한 방해 공작으로 14명을 처벌하는 데 그치고 1년도 안 돼 해산했다.

재욱씨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친일파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재조명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올해 3월 3·1절을 앞두고 1차 펀딩을 진행했다. 당시 "해방전후사를 게임을 통해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줘 고맙다"는 후원자들의 반응에 뿌듯함을 느껴 이번에 재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 린후양은 역사를 기억하는 데 게임이라는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재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색달라야 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며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을 줄이고 싶었다"고 했다.

이들은 "친일파들이 원하는 건 잊히는 것"이라며 "다 묻고, 잊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짚어야 한다는 우리의 생각이 게임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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