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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무기가 될뻔한 중국 범종…조병창 특별전 인천 개최

송고시간2020-08-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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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까지 인천도시역사관서 열려…"잊힌 역사 되돌아볼 기회"

1948년 당시 일본 조병창 건물 모습
1948년 당시 일본 조병창 건물 모습

(인천=연합뉴스) 1948년 당시 일본 조병창 건물. 2019.12.9 [주한미군 출신 노르브 파예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전시장에 가면 중국에서 건너온 철제 범종 3개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각각 송·원·명대에 중국에서 제작된 이들 범종은 일본이 1940년대 태평양전쟁 당시 무기 재료 조달 차원에서 중국 본토에서 공출해 인천 부평 무기공장 '조병창'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이들 범종은 쇳물로 녹여져 무기로 제조될 뻔했지만, 해방 직후 이경성 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수습하면서 극적으로 보존됐고 현재는 인천시 유형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당시 조병창에서는 이들 범종 외에도 숟가락·동전·그릇까지 전국 각지에서 공출한 금속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수탈의 강도 또한 가혹해졌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조병창, 끝나지 않은 역사' 전시회
'조병창, 끝나지 않은 역사' 전시회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13일 인천도시역사관에서 관람객들이 '조병창, 끝나지 않은 역사'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2020.8.14 inyon@yna.co.kr

이런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11월 1일까지 역사관 2층 아암홀에서 기획특별전 '조병창, 끝나지 않은 역사'를 개최한다.

지난 11일 시작된 전시회에서는 조병창 건립 배경, 당시 노동자 강제 동원과 물자 공출 현황 등이 다양한 유물과 자료를 통해 소개된다.

조병창에서 제작된 칼
조병창에서 제작된 칼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도시역사관 특별전에 전시된 일본 군도. 칼자루에 인천 조병창 고유의 문양이 새겨져 있어 조병창에서 제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0.8.14 inyon@yna.co.kr

1부 '인천, 조병창이 들어서다'에서는 1937년 시작된 중일전쟁 당시 일제가 중국 전선에서 사용할 무기를 공급하기 위해 평양과 인천에 조병창을 건설한 배경을 알 수 있다.

2부 '부평으로'에서는 중국과 한반도 각지에서 물자를 모으고 무기 제작을 위해 인력을 강제 동원한 사실을 보여준다.

조병창 건설을 위해 김포와 강화를 비롯한 전국의 청장년이 동원되고 개창 이후 최소 1만여명의 조선인이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한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3부 '조병창에서'는 생존자들의 구술 영상을 통해 당시 노동자들의 처참했던 생활상을 알려준다.

무기 생산에 동원된 조선인들은 하루 12시간 2교대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굶주림과 구타로 더욱 고통을 받았다.

쇳물로 녹여져 일제 무기가 될뻔한 중국 범종들
쇳물로 녹여져 일제 무기가 될뻔한 중국 범종들

(인천=연합뉴스) 해방 직후 인천 조병창에서 발견된 중국 철제 범종들. 일제가 무기 제작을 위해 중국에서 공출한 범종으로 추정된다. 2020.8.14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시회에는 조병창에서 직접 생산한 칼, 조병창에서 사용된 각종 서류, 조병창 초기 사진 등도 다양하게 전시된다.

조병창은 해방 이후에는 애스컴시티·캠프마켓 등 미군 기지로 활용되다가 작년 12월 한미 합의에 따라 부대의 절반 면적을 우선 반환받았고 나머지 부지도 협의를 거쳐 돌려받을 예정이다.

인천시는 10월 14일 캠프마켓 일부 구역을 최초로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박민주 인천도시역사관 학예연구사는 "조병창은 수탈과 착취의 공간이었지만 일본 패망 후 문서가 소각되고 이후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많은 이야기가 묻혀 버렸다"며 "전시회가 광복 이후 잊힌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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