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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구한 '물 위의 영웅들' 뭍에서도 복구 최전선에서 '헌신'

송고시간2020-08-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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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명 주민 구한 구례군 최봉석 씨, 농민들의 침수 농기계 수리에 '구슬땀'

23명 구한 곡성군 김재덕 이장, 120여명 마을 주민 챙기며 새벽부터 '진땀'

고립된 주민 찾아나선 고무보트
고립된 주민 찾아나선 고무보트

지난 8일 낚시 보트를 타고 주민 구조에 나선 최봉석 씨와 손성모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례·곡성=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 7~8일 전남 지역을 덮친 수해 당시 헌신적인 희생으로 주민 수십 명을 구한 '물 위의 영웅'들이 수해 복구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14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농기계 총판 업소에서는 최봉석(43) 씨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씨는 후배인 손성모(37) 씨와 지난 8일 오전 10시 50분께 주변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 강물이 쏟아진 구례읍에서 주민 40여명을 구한 주인공이다.

폭우와 함께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의 제방이 무너지자 파도처럼 밀려든 강물에 최씨의 농기계 업소와 바로 옆에 딸린 주택도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자신의 가족과 가게의 물품 등을 챙기기도 바빴지만, 이웃 아파트에 주민들이 고립됐다는 소식을 들은 최씨는 후배 손씨에게 연락해 낚시용 고무보트를 가져오게 했다.

최씨와 서씨는 물이 차 강처럼 변한 시가지를 보트를 타고 다니며 어린아이와 노인 등 주민 40여명을 구하고, 구호품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주변인과 언론들은 최씨를 '영웅'이라고 칭송했지만, 물이 빠진 삶의 터전의 현실은 처참했다.

농기계 10대와 수리용 부품·공구 등이 모조리 물에 잠겨 약 5억원의 피해를 봤다.

집도 모조리 침수돼 어린 아이들을 타지에 임시로 맡기고 아내, 장모, 직원들과 함께 복구에 나선 지 오늘까지 일주일이 다 됐지만 약 20% 정도밖에 손을 대지 못했다.

당장 급한 논밭 수해를 복구할 농기계가 고장 나자 농기계를 수리하기 위해 몰려든 농민들을 응대하느라 최씨는 자신의 가게를 돌볼 틈이 없다.

부품과 연장이 물에 젖어 직접 수리할 수 없으니, 사정이 급한 농민들을 다른 지역 대리점 상인에게 보내 도움을 요청하거나 농기계 회사에 수리 지원을 요청하느라 바쁘다.

평범한 영웅은 막막한 현실이 고됐지만, 물어물어 그를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로 "구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주민들의 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주민 구조하는 최봉석 씨와 후배
주민 구조하는 최봉석 씨와 후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곡성에서는 23명의 주민을 구한 김재덕(54) 이장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마을 주민을 보살피며 수해 복구하느라 고생하고 있다.

김 이장은 친구와 함께 8일 섬진강이 범람한 곡성군 곡성읍 대평2구(금예마을)에서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대비하지 못한 마을 주민 23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고 119 구조를 도운 인물이다.

주민을 구한 소감을 묻자 "일 복 많은 이장이다"고 답하기도 했던 김 이장은 수해 복구가 본격화되자 일감이 더 늘어났다.

날마다 수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을을 찾는 자원봉사자들을 현장에 배치하고, 지원하느라 자신의 집과 농경지 피해를 보살필 여유도 없다.

자원봉사자들의 점심을 챙겨 먹이고, 폭염에 봉사하다 쓰러질까 봐 고장 난 냉장고 대신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워 현장에 비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느라 쉴 틈이 없다.

대피소에 나와 마을로 돌아왔지만, 축축이 젖은 집에 몸을 누인 마을 주민 120명을 하나하나 보살피는 것도 김 이장의 몫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김 이장은 잠깐의 짬도 없이 마을의 갖은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고마움을 전하는 주민들은 없느냐는 물음에 김 이장은 "나이 드신 분들이 무뚝뚝하게 이장을 찾는 게 다 고마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일한다"며 "온종일 끝이 보이지 않는 수해 복구에 일이 바빠 머리가 멍해 그때 일을 다시 떠올릴 새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에도 피해가 심한 전남 구례, 곡성, 담양 등지에는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t 트럭을 몰고 순창에서 달려온 취업 준비생, 짜장면 한 그릇으로 시름을 덜어주는 음식 봉사자들, 주둔지 수해 복구를 미루고 대민지원에 나선 군 장병들, 휴가를 취소하고 달려온 공무원들 등 열거하기도 힘든 자원봉사자들이 전남 수해 복구의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워낙 극심한 피해 탓에 수해 이후 일주일이 다 됐지만 구례읍 지역의 민가 피해 복구율은 여태 21%에 머무는 등 재기의 길은 멀기만 하다.

'치워도 치워도'
'치워도 치워도'

(곡성=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난 전남 곡성군 곡성읍 신리마을에서 14일 주민이 쓰레기가 된 가재도구를 골목에 내놓고 있다. 2020.8.14 hs@yna.co.kr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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