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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먹이고 알몸구보 시키고…살벌한 대륙의 성과주의 [뉴스피처]

송고시간2020-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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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중국 후난성 창사. 5명의 남성이 백주대낮 도로를 알몸으로 달립니다. 주위의 시선에도 뜀박질은 계속되는데요.

현지 한 기업 소속인 이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실적'. 다른 팀과의 경쟁에서 진 대가로 수치를 무릅써야 했습니다.

이처럼 '성과 부진'을 이유로 직원에게 가혹 행위를 하는 것은 이 업체만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영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거나 기어 다니게 하고, 심지어 살아 있는 지렁이를 먹이는 가학적 체벌도 등장해 논란이 됐습니다.

문제가 된 기업들은 한결같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 반성 없는 태도에 현지 누리꾼들 역시 분노를 쏟아냈는데요.

대체 왜 이런 일들이 중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걸까요?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첫 번째 이유로 '과도한 경쟁'을 꼽습니다. 하루에 수백개의 사업체가 생기고, 또 사라질 만큼 치열한 다툼 속에서 '실적주의'가 정당성을 얻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중국법학과 교수는 "중국 내 작업장은 거의 실적제로, 같은 임금을 주지 않고 경쟁도 심하다"며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노동법 제9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모욕·체벌·구타하는 경우, 책임자를 15일 이내 구류·벌금·경고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솜방망이 처벌'이라 비판받는 이 법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지역 자치 법규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입니다.

파업 등 노조 활동이 쉽지 않아 갑의 횡포에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는 것도 한몫했는데요.

그러나 일부 악덕 기업의 사례를 확대해석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화웨이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구멍가게가 몸집을 키운 회사까지 종류와 규모가 다양한 만큼, 한 나라의 기업 문화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인데요.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는 "14억 인구가 살고 있는 국가인지라, 제대로 된 최고경영자(CEO) 자격을 갖추지 못한, 벼락부자가 주인인 기업들도 많다"며 "이런 회사들은 아직 조직문화 자체가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몇몇 사례는 해프닝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직장 내 괴롭힘 사례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을의 권리를 지키기 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요.

옆 나라의 씁쓸한 현실을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비춰보게 됩니다.

김지선 기자 성윤지 인턴기자 / 내레이션 김정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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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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